정치 정치일반

클린턴 퇴임뒤 뉴욕시장 넘본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3 05:26

수정 2014.11.07 11:54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 뉴욕시장에 출마할지 모른다고 뉴욕타임스지가 2일 보도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이런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것은 뉴욕에서 발행되는 또다른 일간지 뉴욕 포스트였다. “포스트는 지난주 대통령 부인 힐러리 클린턴 여사의 뉴욕주 상원의원 출마 사실도 처음에는 워싱턴 사교계에서 농담으로 치부되었다”면서 “전직 대통령이 뉴욕시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다룬 바 있다.

타임스가 2일자에서 ‘세계의 수도에 도전하는 전직 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제법 진지하게 취급한 것은 지난달 30일 클린턴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타임스 기자들과 인터뷰하던 도중 “정말 뉴욕시장에 출마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당분간은 아니다”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기자들 사이에 한바탕 폭소가 터지고 난 다음 클린턴은 힐러리 여사가 상원의원직을 수행하자면 돈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수년간 힐러리 여사가 자신을 도왔으니 이젠 내가 부인을 도울 차례라는 요지의 말을 하면서 “이제 밖에 나가면 나는 일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타임스는 이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클린턴 부부를 잘 아는 사람들은 설사 클린턴이 뉴욕시장에 출마하고 싶더라도 그럴만한 경제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무엇보다 내년 1월20일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면 대통령 재임중 르윈스키 스캔들을 비롯한 각종 추문과 관련된 소송비용을 대느라 끌어다 쓴 빚 400만달러를 갚는 것이 급선무다.

여기에 힐러리 여사가 상원의원 선거 출마과정에서 사들인 뉴욕주 차파콰의 170만달러짜리 주택 할부금, 상원의원을 하면서 살 워싱턴의 주택 구입 또는 임차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당장은 선거운동에 돈을 쓸 형편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공보비서인 제이크 시어트는 최근 동료들에게 가볍게 “앞으로 클린턴을 위해 선거운동을 해 볼 생각이 있는 사람은 희망을 가져라”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뉴욕주의 매리스트 대학의 여론조사 결과 뉴욕시 주민 중 44%는 클린턴의 뉴욕시장 출마를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51%는 부정적으로 본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말에 시장임기가 종료되는 루돌프 줄리아니 시장(공화당)은 클린턴 대통령의 시장출마설에 대해 일단 힐러리와 마찬가지로 뉴욕 출신이 아닌 사람이 시장이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하면서도 여론조사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이라고 본 사람이 44%였다면 클린턴 대통령에게는 고무적인 일”이라고 논평했다.

/ cbsong@fnnews.com 송철복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