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내년도 신규사업 전략을 비교적 보수적으로 짜고 있다. 그러나 삼성·현대·LG 등 4대 그룹은 예년과 같이 신사업의 집중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특히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는 4대 그룹 종합상사들의 신규사업 진출계획이 눈에 띈다 .
◇IT·바이오·차세대 디지털 제품 개발에 집중하는 4대 그룹=삼성은 D램 반도체,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 등 현재 12개의 월드 베스트 상품을 늘려나가기로 하고 내년 전략적인 기반을 마련한다．우선 삼성전자는 IMT-2000 등 이동통신 단말기 개발과 차세대 핵심사업인 모바일·홈·오피스 네트워크, 핵심 부픔의 4대 솔루션 체제로 사업구조를 재구축한다．삼성SDI는 미래 유망사업인 벽걸이형 TV 패널(PDP), 2차전지, 유기EL 등의 조기사업화에 투자를 집중키로 했다．삼성정밀화학은 생명과학 사업을 확대하고, 이를 위해 대덕제품개발연구소를 바이오 벤처기업과 연계한 협력단지로 육성한다．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원유생산 운반선 등 4개 고부가가치 선박을 월드 베스트 상품으로 키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해외시장을 개척하면서 중고차 경매에도 진출, 대체수요 창출에 노력할 계획이다．현대차는 내년 1월 싼타페·트라제 XG·아반떼XD 등 3개 차종을 앞세워 가장 공략하기 어렵다는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또 미국에 첫 자동차 생산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한다．기아자동차는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인인 기아-티모르 자동차 정상 가동에 대한 협의에 착수, 이르면 내년 초부터는 본격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현대 오토에버닷컴은 내년 1월 경기도 광주에 중고차 경매장인 ‘오토에버’를 개장, 수출까지 할 예정이다.
LG는 미래형 디지털 제품 개발에 집중 투자키로 했다．LG전자는 PDP TV를 내년 본격 양산하며 IMT-2000용 컬러 유기EL의 조기 사업화를 위한 생산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LG이노텍은 디지털 미디어 및 무선통신 사업, e비즈니스와 방위산업용 첨단 장비의 제품화에 힘을 쏟는다．
SK는 내년 신사업으로 벤처캐피털 자금 조성을 통한 바이오 벤처 투자,생명과학 사업, 택배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SK㈜는 전국 3700개의 주유소와 13개 지역 물류센터를 활용해 내년 상반기중 택배사업에 진출한다．SK텔레콤은 내년부터 바이오 벤처투자에 나서기로 했다．특히 SK는 생명공학산업을 그룹의 신규 성장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기 위해 향후 5년동안 1000억∼2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전략적 품목과 지역 공략에 나서는 종합상사=삼성물산은 참여 주주사들에 온라인을 통한 일정량의 거래를 보증하는 방식으로 전자상거래 시장 기능을 조기에 활성화하기로 했다. 현대종합상사는 유가상승의 수혜로 석유정제, 석유화학산업, 전력망, 발전소 등 산업기반설비·공사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중동 산유국을 겨냥하기로 했다. 현대상사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활용,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승부수를 띄운다．
LG상사는 산업용 원자재, 에너지, 농축산 유통, 플랜트수출 등 장래 유망사업을 승부 사업으로 선정했다．e벤처사업부에서 새로운 분야의 사업추진, 투자를 물색할 방침이다．또 중남미 등 신흥 개발도상국에 복합 및 특수거래 방식 등을 활용,사업을 확대한다．SK글로벌은 특히 내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이 확실한 중국과 벤처기업 투자 등 장기적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신중한 분위기의 중견그룹들=한진은 현재로서는 신사업계획을 잡지 않고 있다．그룹 관계자는 “긴축경영이 우선되는 마당에 새로운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무리”라고 말했다．동양그룹은 투자파트너 물색 관계로 지연됐던 서울 도화동 42층 규모의 호텔공사로 요약되는 호텔업 진출을 상황에 따라 가시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양사는 식품, 화학, 의약에 집중하는 사업구조조정작업을 진행중이며 이를 통해 신규사업 진출여부를 늦어도 내년 2월 이전에 결정할 방침이다．코오롱은 산업용자재, 화학제품류, 바이오엔지니어링 등 비섬유관련 제조업에 대한 투자규모를 소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경제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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