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과 경제불안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국면에 접어들면서 내집마련의 적기가 다가온 것인지,또 처분시기는 언제가 좋은지 등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일단 지금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를 구입적기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가장 좋은 시점은 올 연말,내년 초,내년 2·4분기 등으로 전문가마다 의견이 다소 엇갈린다.
주택을 팔아야 할 입장에 처한 사람도 헷갈리기는 마찬가지다. 가격을 낮춰 속히 파는 편이 더 큰 손해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충고하는 중개업자가 있는가 하면 내년까지 가다려 보는 게 현명하다는 지적도 있기 때문이다.
◇틈새시장을 노려라=주택수요자 입장에선 국제통화기금(IMF) 체재 이후 주택시장이 최악의 침체상태로 빠져들었던 지난 98년 상반기 이후 다시 한 번 바닥에서 매입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당시와 경제상황이 크게 달라진 만큼 이번에는 당시와 같은 집값 폭락장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즉,집값의 낙폭도 작을 뿐더러 특히 회복시점이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수요자들은 ‘집값이 얼마나 더 떨어질 것인가’보다는 ‘언제부터 회복될 것인가’에 무게중심을 두고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닥시점을 기다려보는 느긋한 자세보다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더 요구된다는 것이다.
수요자들은 우선 급매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현재 매물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므로 올 연말이나 내년 초께 집값이 바닥 언저리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하고 지금부터 탐색에 나설 필요가 있다. 희망하는 지역과 평형을 정한 뒤에 ‘가격이 어느정도 선까지 내려가면 구입하겠다’는 주문을 중개업소에 미리 내놓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신규 아파트,상가 등도 하나의 대안이다. 최근 자금난을 겪고 있는 건설업체들은 미분양 아파트와 상가 등의 재고처분을 위한 무이자 융자나 가격할인 등 파격적인 조건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가격파괴 바람은 오피스텔,주상복합건물로 확산돼 불황기 틈새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섣부른 투매는 금물이다=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이라면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서둘러 팔고 보자는 식의 ‘투매’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재 매도가격,이후 집값 회복 시점,그때까지의 금융비용 등을 따져보는 게 매각타이밍의 관건이 되겠지만 일단 지난 98년 상반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할 필요는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주택 소유자라면 어느정도의 금융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경우라도 섣불리 매각에 나서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충고다.
‘부동산114’ 김희선 이사는 “30평대 이하 중소형 주택은 IMF 이후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 있는 만큼 가격하락 폭도 작을 것”이라며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 부담이 크다면 당분간 전세로 돌리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조언 했다.
이와 달리 용인 등 수도권지역에서 입주를 앞둔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권이나 신도시 대형평수 등은 가격하락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주택 소유자라면 금융비용을 감안,처분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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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c@fnnews.com 최종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