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신탁업계에 지난해 대우사태 이후 또 한차례 경영진 물갈이 바람이 불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투신사들이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 여파와 수익구조 악화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리자 내부조직정비를 시작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5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한일투신운용이 임시주총을 열어 이정진 서울증권 부사장을 신임대표이사로 선임한 것을 시작으로 템플턴 동양·동부·동원BNP 등 5개 투신운용사들이 잇따라 임기중 대표이사를 전격 교체했다.
투신업계에는 앞으로도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거나 은행 및 제조업체가 모회사인 몇몇 투신사의 대표이사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신임사장이 선임된 지 6개월여만에 대표이사가 교체된 동부투신을 비롯, 대부분 투신사는 수익률하락과 수탁고 감소 등 경영부진에 따른 문책성격도 없지 않아 앞으로 업계내 구조조정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투신사들은 올들어 수탁고정체와 대우사태 이후 급격히 늘어난 부실해소문제 등으로 수익구조가 급격히 악화돼 왔다.특히 동부·신한·외환·동원 등 몇몇 투신사는 신규 자금유입은 중단된 채 수탁고는 계속해서 빠지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한 상황이다.
대표이사 물갈이에 이어 각 투신사 임직원 인사도 곧 진행될 것으로 보여 연말을 앞둔 투신업계에도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또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 와중에서 모회사의 구조조정에 따른 밀어내기식 인사도 단행되는 등 투신권에도 연쇄감원열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한 투신사 마케팅팀장은 “기업 및 금융구조조정에 따른 여파가 투신권의 수익구조 악화뿐만 아니라 내부조직에도 본격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내부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개선노력으로 연결되지 않고 모회사 구조조정에 따른 낙하산식 인사가 계속된다면 투신업계의 구조조정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고 강조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이사는 “지난해 대우사태 이후 부실책임을 물어 많은 투신사가 대표이사를 교체한 바 있다”며 “최근의 대표이사 교체바람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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