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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경제―선진국 중앙은행 외환시장 개입]물가안정·국제수지 개선등 목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6 05:27

수정 2014.11.07 11:52


외환시장개입은 중앙은행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외국돈을 사거나 파는 일을 말한다. 변동환율제하에서 환율은 외환시장에서의 외국돈에 대한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이러한 외국돈의 수급은 장기적으로 각국의 국제수지 상황이나 국가간의 금리·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격차 등 기초경제여건에 영향을 주로 받는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외환시장의 생리상 환율상승·하락에 대한 한쪽 방향으로의 일방적인 기대나 예상치 않은 새로운 정보 그리고 시장참가자들의 투기적 행위 등에 보다 더 큰 영향을 받아 환율이 불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환율이 지나치게 급등락하거나 정상수준에서 크게 벗어나는 등 외환시장이 정상적으로 기능하지 못하면 환위험의 증대와 불안심리 등으로 인하여 투자결정·수출입 등 각종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의 불확실성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제수지 불균형이나 물가불안 등이 초래돼 나라경제의 건전한 운영이 어려워지게 된다. 따라서 정책당국은 환율의 급속한 변동을 완화시키거나 적정수준에서 크게 벗어난 환율을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수준으로 접근시키기 위하여 외환시장에서 외국돈을 사거나 파는 시장개입을 정책수단의 하나로서 활용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국의 국제수지 개선이나 물가안정 그리고 주요국간의 환율안정 등을 목적으로 독자적으로 또는 해당국과 상호협조하여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는 지난 85년 9월 미국·일본·독일간의 플라자합의에 의한 협조개입을 들 수 있다. 당시 독일과 일본의 경상수지는 국내총생산(GDP)의 3∼4%에 달하는 대폭적인 흑자를 보인 반면 미국은 달러화의 고평가 등으로 인해 지난 85년의 연간 적자규모가 1200억달러를 넘어서게 되었다. 이에 따라 미·일·독은 3국간의 격심한 국제수지 불균형을 줄이기 위해 외환시장에 공동개입하기로 하고 이를 실행한 결과 그로부터 1년뒤 엔화와 마르크화를 달러당 각각 240엔대에서 150엔대로, 2.8마르크에서 2.0마르크 수준으로 크게 절상시킨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외환시장개입은 항상 성공이 보장돼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외환시장개입의 효과는 정책당국이 제한된 외환보유액을 사용하여 시장참가자들의 기대를 의도하는 방향으로 어느정도까지 바꿀 수 있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개입의 규모와 시기, 형태와 지속기간, 재정·통화·금리 등 여타 국내경제정책과의 조화 및 환율안정을 위한 주요국과의 정책협조 여부 등에 따라 좌우된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일반적으로 상당한 규모로 상당기간에 걸쳐 시장개입을 지속하고 여타 국내경제정책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외국과 협조개입할 경우에 실효성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러한 조건들을 두루 잘 갖추기란 쉽지 않다. 또한 설사 이들 조건을 갖추어서 외환시장에 개입한다고 하더라도 기초경제여건과 동떨어지게 환율을 인위적으로 계속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외환시장개입은 환율이 시장의 일방적 기대나 투기적 공격, 계절적인 수급불균형 등 불규칙 요인에 의해 단기급변동하는 경우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실시하되 실제 개입시에는 그 효과가 뚜렷이 나타날 수 있도록 면밀하게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조한상 한국은행 국제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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