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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풀이]일관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6 05:27

수정 2014.11.07 11:52


일관성에 대해 확연히 구분해서 용어풀이식으로 설명하고 있는 경제학이나 경영학책을 찾아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조금 세심하게 들여다보면 분명히 책속에 있다. 일관성은 경제활동에 필수적이다. 정부와 정부,기업간 거래 그리고 가계의 주체는 일관성으로 인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용을 쌓아 번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번창한다기보다는 일관성이 없으면 신뢰를 잃어 발붙일 데가 없다는 것이 좀더 적확한 표현이다.

어느 경제학교수의 강의실. 교수는 강의 도중 어떤 학생에게 한가지 질문을 하고 답이 A인지 B인지를 물었다.
학생은 한참 생각하다 A라고 답했다. 교수는 답이 B가 될 수 있는 이유들을 설명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 학생은 애초의 생각을 바꿔 B라고 답했다.

그 교수는 기다렸다는 듯이 답은 A라고 말했다. “한번 마음 먹었으면 그 생각을 바꾸지 마라”고 덧붙였다. 교수는 이러한 방법으로 학생들에게 일관성의 중요성을 가슴속에 새겨 넣었다. 교수의 말에 사족을 달자면 자기가 한말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설사 자기의 틀린 판단으로 내린 결정으로 인해 자신에게 손해가 돌아오더라도 그 말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로 풀이된다.

특히 정부의 말한마디는 그대로 지켜져야 한다. 원칙을 정함에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일관성 부재는 올들어 크게 두드러졌고 이로인해 치명상을 입었다. 이제는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이를 곧이 들을 사람이 없을 정도다. 정부가 원칙을 정해 놓고도 어느 특정 이익집단의 저항에 부닥치면 쉽게 물러난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의약분업에서 4대부문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매번 옆길로 샜다. 현 정권의 리더십이 의심받는 대목이다. 당장의 눈에 보이는 이익을 위해서 또는 저항에 부닥쳐 번복하고 물러선다면 정부의 역할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다. 더욱이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이런 모습은 더욱 심해질 개연성이 크다. 일관성에 의심받는 정부는 이제 또다른 의혹을 받고 있다. 공기업인 한전의 극적인 대타협에 숨어 있다는 이면계약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속임수에 해당된다. 위법이다.
일관성을 지키지 못한데 따른 파생상품이라 할 수 있다.

/ aji@fnnews.com 안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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