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한번쯤 삶의 전기를 맞는다.스치 듯 지나가는 찰나같은 기회.기회 포착능력이 빼어난 이는 드라마틱한 인생의 반전을 만끽할 수 있을 터이다.
코오롱할부금융㈜ 서울지점의 장지중대리(39)도 그런 사람이다.고교학력으로 운전기사를 하다 최고의 수금전문 베테랑에 오른 장대리의 삶에서 우리는 소중한 땀방울의 의미를 느낀다.
전남 고흥이 고향인 그는 여수에서 고교를 마친 후 24살때 상경해 이듬해 코오롱상사에 입사한다.군대시절 취득한 운전면허가 생계수단이 됐다.정식 사원이 되기 까지는 1년 4개월이 걸렸고, 이때까진 아르바이트 신분이었다고.상사에서 스포츠사업특판부 운송일을 하던 그는 성실성을 인정(기독교신자인 장대리는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받아 당시 황팔영 코오롱상사 관리본부장의 기사로 발탁된다.
“10년동안 모셨는데 눈빛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알겠더라구요.윗사람을 대하거나, 대인관계의 원만함을 유지하는 방법 등을 이때 배운 셈이지요.지금 하고 있는 업무에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이후 기사를 그만 두고 차량관리를 하던 그는 김남수 ㈜코오롱 전무(현재 경영지원본부장)의 권유로 2년전 코오롱할부금융 채권관리팀을 맡게 된다.장대리의 업무는 흔히 7개월이상의 연체기간이 지나 악성채권으로 분류되는 ‘특수채권’ 회수업무.주민등록등본을 떼서 주소를 추적한뒤 민사와 형사를 구분해 적절한 대응방안을 찾아내는 일이다.그 다음 재산상태를 감안해 가압류 등의 조치를 취한다.처음엔 적응이 되지 않아 무척 힘들었다고.게다가 업무 특성상 봉변을 당하는 일도 부지기수다.할부금융 채무자들 가운데는 사기채권을 당한 이들이 많고, 단돈 50만원에 인감을 내줬다가 낭패를 봤거나, 극빈자들도 많은 탓이다.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실랑이는 기본이고 얼굴을 맞거나 때론 옷을 찢기는 일도 잦다.
그러나 ‘회사가 곧 나’ 라는 남다른 애사심과 꼼꼼한 기록관리 등 타고난 열정을 바탕으로 모든 어려움을 극복했다.불과 2년만에 경력 10년을 넘긴 고참들과의 채권 회수 실적에서 1,2위를 다투게 된 것도 이런 배경때문이다.하루를 빈틈없이 아껴쓰고 발로 뛴 결과다.
“다른 할부금융회사는 보통 계약직을 채용해 쓰는데 저희 회사는 모두 정규직입니다.사장님을 비롯한 사원들이 모두 성품이 좋은 분들이라 근무분위기가 아주 좋아요.”
신용사회가 튼튼하게 자리잡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소망한다는 장대리는 앞으로 자신보다 어려운 이들을 찾아 봉사도 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그는 “주어진 일에 열과 성을 다하면 안되는 일이 없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다”며 “40대에도 일과 가정이란 울타리를 늘 소중하게 여기는 직장인이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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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j@fnnews.com 이민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