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하나·한미 합병답안 놓고 줄다리기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7 05:27

수정 2014.11.07 11:51


우량은행간 합병 1호로 유력시돼온 하나은행과 한미은행의 ‘혼사’가 혼미를 거듭하고 있다. 금융계에서는 두 은행의 합병 논의가 한미·하나은행의 구도를 떠나 합병비율을 둘러싼 하나·칼라일그룹의 힘 겨루기로 옮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나은행은 7일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금융지주회사를 통한 독자 생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한미은행이 대주주인 칼라일그룹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이해하지만 합병논의가 6개월 이상 진행돼 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며 “연말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합병에 관한 한미은행측의 입장이 개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합병비율을 주가로 평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현재 주가가 은행가치를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칼라일그룹이 자꾸 (하나은행에 대한) 실사문제를 거론하는데 합병이 합의될 경우 전문기관에 맡겨 두 은행이 똑같이 실사를 받으면 되며 이는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한미은행과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V)와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보험판매전문회사 등을 통합한 금융지주회사 설립과 해외자본 유치를 통해 독자생존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에 앞서 한미은행 최대 주주인 칼라일그룹의 김병주 아시아 지역 회장은 한미은행의 합병 대상이 굳이 하나은행일 필요는 없다고 밝혀 하나?^한미?^칼라일그룹의 삼각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현재 하나은행과의 합병에 대한 검토작업을 상당한 수준까지 진행시킨 것으로 전해졌지만 독자생존과 다른 금융기관을 통합한 금융지주회사 방안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최악의 경우 두 은행의 합병구도가 어긋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들의 힘겨루기로 한미은행만 중간에서 난처한 입장이다.
한미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인 칼라일그룹의 입장이 내려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식 경제사고 방식을 가진 칼라일그룹은 하나은행에 대한 세부내용을 알아야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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