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금리가 내리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07 05:28

수정 2014.11.07 11:51


국내외적인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위기감이 팽배하던 우리경제에 일말의 서광으로 나타난 것이 며칠 전부터 구체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이다.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5일 금융인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미국의 경제성장이 최근 상당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 후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주식시장은 다음 날 이 발언을 금리인하를 통한 미국경제의 연착륙 정책으로 보아 사상최대의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미국 금리인하라는 통제 불가능했던 해외요인이 호전되면 기력을 잃고 있는 국내경제에 새로운 힘을 실어주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만약 예상대로 미국 금리가 인하되면 유로화 가치 회복과 함께 달러화 강세를 약화시키면서 아시아 각국 자산에 대한 투자를 회복시켜 아시아 통화안정에 도움을 줄 가능성이 크다.그 동안 세계경제의 최대 악재로 생각되던 고유가·국제금융 불안과 더불어 미국의 고금리 문제가 해결된다면 세계경제는 물론이고 우리경제에도 청신호가 될 것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우리는 미국의 금리인하라는 정책전환이 미칠 긍정적 영향보다는 그 배경에 주목해야 한다.그린스펀이 언급한 여러 내용중 지나쳐서는 안될 것은 고유가가 기업수익과 소비자의 소비행태에 준 부정적 영향에 대한 언급과 현재 미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신용경색 현상에 대한 우려이다.최근 미국 은행에 대한 대출기준이 강화되고 정크본드 스프레드가 크게 증가하는 등 신용경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이는 세계경제가 또 다른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징후일 수도 있다.

또한 미국경기의 둔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고 큰 폭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 경제와 증시가 한꺼번에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당초 예상보다 이른 금리인하 가능성은 바로 이 같은 상황 인식에서 나왔다고 보아야 한다.미국경제에 위기가 오면 가뜩이나 어려운 우리 경제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철저한 구조조정과 노사안정 및 리더십 확립 등을 통해 위기 가능성에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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