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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새 지형도]중간 그룹群 약진 예상

임대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0 05:28

수정 2014.11.07 11:49


자산규모로 업계 서열 3위인 동아금고가 문을 닫음에 따라 금고업계에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동아금고의 계열금고인 오렌지금고에도 예금인출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아져 금고업계 재편 속도는 상당히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금고는 11월말 현재 총자산이 9196억원에 달하며 자본금도 510억원에 이른다. 총수신과 여신이 각각 7667억원, 6850억원으로 웬만한 금고 2곳의 수신을 합친 것과 맞먹는 규모다. 계열금고인 오렌지금고의 자산을 합칠 경우 규모는 더욱 커진다. 동아금고의 영업정지로 중간그룹인 해동·코미트·푸른·현대스위스 금고 등의 고객 유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곳은 한솔금고. 한솔그룹이라는 모그룹을 두고 있는데다 단일 금고로는 가장 많은 13개 지점(본점포함)을 서울에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금고 사태에서 보듯 자산규모나 여·수신 규모 등 업계 서열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동아금고처럼 탄탄한 영업실적을 자랑하는 금고들도 언제 문을 닫을지 안심할 수 없기 때문.

금고의 한 관계자는 “이제 금고업계에서 수신규모나 총자산 규모 등 금고 건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판단기준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금고 직원들은 일단 금고이름이 언론이나 고객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기 시작하면 곧 문을 닫아야 하는 것으로 기정사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국이 발표한 금고 대책도 빠져나가는 금고 고객들을 붙잡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 동방금고 사태 이후부터 ‘예금인출 러시’가 계속돼 서울지역 31개 금고에서 11월 들어 모두 2500억원 가량이 빠져 나갔다.

업계 최대 규모인 한솔금고도 지난 11월말 현재 총수신이 전달에 비해 626억원이나 감소했고 오렌지금고도 743억원이나 줄어들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과 달리 금고업계는 입소문이 퍼지면 아무리 영업실적이 뛰어나도 하루 아침에 문을 닫을 수 있다”며 “금융당국의 금고지원대책도 너무 시기가 늦었다”고 말했다.

/ dhlim@fnnews.com 임대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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