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美대선] 법정서 승자 가리기 힘들듯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0 05:28

수정 2014.11.07 11:49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지 한달이 넘었지만 백악관 쟁탈전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극도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은 공화당의 조지 부시 후보다.연방 대법원은 9일(이하 현지시간) 플로리다주에서 실시 중이던 수작업 재검표를 중단해 달라는 부시측 요청을 수용했다.

11일 대법원 심리때까지 재검표를 중단하라는 명령이 나옴으로써 선거인단 선출시한인 오는 12일까지 재검표를 끝마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다.

민주당 앨 고어 후보가 역전의 기회로 노려온 재검표가 중단됨으로써 부시의 당선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이미 공화당이 장악한 주 의회는 부시를 지지하는 선거인단을 구성해 주지사에게 제출했다. 부시의 동생인 젭 부시 주지사는 선거인단 명부에 서명까지 마친 상태다.

법정 공방이 계속되면 연방 의회가 내년 1월6일까지 플로리다주에서 제출한 선거인단 명부를 심사해 채택하게 된다.

◇주 대법원 판결=긴박한 2일이었다. 고어와 부시 모두 천국과 지옥을 오고갔다.


먼저 환성을 올린 사람은 고어였다.

플로리다주 대법원은 지난 8일 기계가 무효로 처리한 ‘논란표’에 대해 즉각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하도록 각 카운티에 명령했다.

주 대법원은 지난 4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샌더스 솔스 판사가 고어측의 수검표 청원을 기각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법률적 오류를 저질렀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판시했다.

주 대법원은 수검표 실시가 명령이며 이와 관련된 재심리는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못박기까지 했다.

이 명령에 따라 리언 카운티 순회법원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의 미검표 9000여표에 대한 수검표를 9일 오전 8시부터 개시하고 그 외 64개 카운티는 재검 결과를 10일 오후 2시까지 보고토록 지시했다.

9일 오렌지·힐스보로 등 30여개 카운티에서는 수작업 재검표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연방대법원 판결=고어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연방 대법원은 9일 부시측의 수검표 중단 긴급청원을 받아들여 11일 오전 심리전까지 수작업 재검표를 중단하도록 명령했다. 수작업 재검포는 불과 몇시간만에 중단됐다.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연방 대법원의) 수검표 중단 허용은 다수의 대법관이 부시가 실질적인 승리 가능성을 갖고 있음을 믿고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혀 11일 심리에서도 부시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이날 연방 대법원은 5대4의 간발의 차이로 수검표 중단을 결정했다.

부시는 “매우 만족스럽다”며 흡족해 한 반면 고어측 변호사인 데이비드 보이스는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보이스는 “재검표가 진행되면 고어가 플로리다주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았다”며 아쉬워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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