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집중검검 재계2001]˝빚 줄여야 한다˝ 전력투구…자산매각등 전사적 노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1 05:29

수정 2014.11.07 11:49


기업들이 부채비율 줄이기에 유례없이 전사적으로 나서는 것은 증시 활황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 200%를 무난히 달성했던 지난해와는 사정이 딴 판이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장기 침체로 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은 꿈도 못꾸고 있다. 오히려 주식평가손이 커져 부채비율만 껑충 뛰어오른 상황이다. 특히 이달들어 금융권이 연말결산 및 제2차 구조조정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확충하느라 기업대출을 기피,자금난 마저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회사의 특성과 사정에 따라 자산매각, 매출채권 매각, 회사채 조기 상환, 보유외화자금 처분, 보유현금을 통한 상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

◇팔 게 있고 이익을 내는 대기업은 나은 편=삼성은 지난 98년 말 기준 276%였던 부채비율을 99년 180%로 떨어뜨렸다.올해의 경우 당초 부채비율을 130%로 예상했으나 이보다 더욱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삼성전자가 올해 6조원이상의 순익을 예상하는등 각 계열사마다 영업이익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삼성은 발생수익중 필요한 투자분을 제외하고 모두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방침이다. 삼성종합화학의 경우 연내 부채비율 200%를 맞추기 위해 자산매각작업을 활발히 진행중이다.연말까지 추가 자산매각을 통해 부채비율을 190%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유동성 위기 해결을 위해 올해 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차입금 규모를 지난해 말 5조1534억원에서 연말까지 4조2241억원으로 줄일 계획이다.현대차의 부채비율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20%대를 유지하며 재무구조가 상당히 안정돼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9762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부채비율을 128%로 끌어내리면서 재무구조의 건실화에 성공했다. 앞으로 현대차가 만기상환해야 할 회사채는 2조4000억원이지만 국내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건실한 기업인 만큼 차환 발행이 가능해 별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LG는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없는 사업에 대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추진, 재무구조를 개선, 부채비율을 연말까지 160%대로 축소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정보통신과의 합병으로 9월 현재 284%로 늘어난 부채비율을 상환우선주 발행(5억 달러 수준)과 비관련 업종의 계열사 보유주식 매각으로 연내 200% 이하로 낮춘다는 방침이다. SK는 올해 초부터 일본 전신회사인 NTT의 자회사 NTT도코모사와 외자유치 협상을 벌이고 있다.내년중에 타결이 될 것으로 보이는 NTT도코모의 외자 유치가 이루어질 경우 현재 상대적으로 낮은 SK의 부채비율이 더욱 낮아질 전망이다.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SK텔레콤 60%,SK주식회사 141%,SK글로벌 108%등이다.

동양은 최근 토지건물 등 고정자산을 유동화전문 유한회사등에 2904억원을 받고 처분했다.동양 관계자는 “고정자산 처분으로 약 30%이상의 부채비율 감소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두산의 경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담보부채권(ABS)을 발행하고 있다. ㈜두산만해도 ABS 발행을 통해 이달중에 1000억원의 회사채(내년 2월 만기분)를 미리 상환할 예정이다 .

◇호황누린 종합상사가 가장 공격적=경기침체와 주가 급락으로 지난해말에 비해 부채비율이 크게 오른 상태다. 지난해말 부채비율이 107.7%로 종합상사중 가장 낮았던 SK글로벌은 651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주식의 평가손 등으로 올 3·4분기에 부채비율이 253.6%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종합상사들은 일단 올해 경기회복으로 번 이익의 대부분을 부채 상환에 써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내년가서 투자에 주력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삼성물산, LG상사, SK글로벌은 이달들어 매출채권 매각, 영업입금 독려, 회사채 조기상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은 주식시장 침체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592만주) 등 관계사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평가손이 수천억원에 달해 자본 확충이 어려운 상황이다.

◇중소기업은 자포자기 상태=중소기업도 부채비율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힘겨운 상황이다. 일부 중소기업은 부채비율 맞추기는 커녕 단기유동성만 확보가 더욱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이 정부로부터 ‘정책자금’을 수혜받기 위해서는 개별업체의 부채비율이 동종업계 평균의 2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99년도 업종별 평균부채비율은 ▲제조업(214.66%) ▲어업(320.23%) ▲음식료품(263.64%) ▲섬유제품(272.86%) ▲화합물 및 화학제품(149.96%) ▲영상음향 및 통신장비(159.47%) ▲건설업(405.94%) ▲도매 및 상품중계업(1301.30%) ▲정보처리 및 컴퓨터운용 관련업(93.87%)이다.

광주소재 레미콘 생산업체인 A사는 지난 10월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정책자금지원을 신청했다가 자사 부채비율이 678%나 된다는 이유로 지원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기업은 올해 건설경기 침체로 매출이 99년대비 70%이상 감소한데다 자금유동성도 떨어졌다. 특히 정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시중은행권 구조조정으로 은행들의 BIS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리는 바람에 은행 대출받기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수산물 가공업체인 B사도 지난 9월 정책자금을 신청했다가 부채비율이 886%나 되어 지원을 거부당했다.
이 업체 역시 영세한 중소기업으로 자금유동성이 풍부하지 않고 담보는 물론 회사채를 발행하지도 못하는 입장이어서 단기간 부채비율을 맞춘다는 것은 힘든 상황이다. 인천소재 자동자 부품을 생산하는 C사의 경우 현재 보유한 어음의 할인이 불가능해 조업단축에 들어갔다.
거래은행에서 할인어음 부도로 인한 환매를 요구해 환매전까지는 어음할인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경제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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