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제일화재 불법 펀드조성]´도덕적 해이´ 보험사까지 확산

차상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1 05:29

수정 2014.11.07 11:49


제일화재가 불법으로 수백억원대의 역외펀드를 조성해 운용하다 100억여원을 투자손실로 날린 사실이 금융감독원에 의해 뒤늦게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이동훈 제일화재 회장 등 임원 7명에 대해 검사 10여일만에 전격 출국금지시키고 외환관리법 위반혐의는 물론 횡령 등의 부분까지 조사하고 있어 사건전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역외펀드중 10억원대 자금이 미국에 거주하는 이 회장 가족에게 흘러간 사실도 이미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보험사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 등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역외펀드 불법조성 과정=제일화재는 지난 96년 500만달러(현환율기준 50억원 상당)로 역외펀드를 설립한 뒤 이후 수백억원대로 펀드규모를 키운 것으로 금감원 조사결과 밝혀졌다.제일화재는 재정경제부의 허가도 받지 않고 불법적으로 펀드를 조성했으며 관련 자금의 이동 내역을 회계장부에 기입하지 않는 등의 부외거래사실도 적발됐다.이 회사는 역외펀드를 러시아채권에 집중 투자했으나 러시아의 채무불이행(모라토리엄)선언 등으로 100억원대의 손실을 입게 됐다. 금감원은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 제일화재의 부실요인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달 15일부터 부문검사를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위법사실을 적발했다.
금감원은 역외펀드 불법설립과 부외거래 외환관리법 위반 등의 혐의내용에 대해 조사를 진행중이며 이번주말쯤이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훈 회장 관련 여부 및 파장=금감원은 제일화재의 역외펀드 설정과 이에 따른 관련 임직원들의 외화밀반출 개입여부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강화하고 있다. 임재영 보험검사 2국장은 “역외펀드 설립허가를 받지 않았고 부외거래사실도 적발하는 등 상당부분의 불법사실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혀 적지 않은 혐의를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임 국장은 또 관련조사를 원활히 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이동훈 회장을 포함한 전현직 임직원 7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이와함께 이 회장이 10억원대의 회사자금을 미국거주 가족에게 보내는 방법으로 횡령한 사실도 일부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장은 제일화재의 제1대주주인 김영혜씨가 부인이어서 사실상 오너이다.이회장은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의 매부이자 이후락 전 중앙정보부장의 아들이기도 하다.

이 회장의 혐의내용이 사실이면 보험사 경영주가 고객돈을 불법운용해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개인용도로 빼돌리는 등 도덕적 해이를 저질렀다는 사회적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제일화재는 금감원 검사결과 지난 9월말 현재 지급여력비율이 82.8%여서 지난달말 경영개선요구조치를 받았으며 2개월 이내에 140억원대 대주주 증자 등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출해야 한다.100억원대 투자손실을 추가 반영하게 되면 증자를 통한 경영정상화계획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 csky@fnnews.com 차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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