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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화 韓重]두산 단숨에 재계 톱 10 진입…시너지 효과 세계기업 발돋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2 05:29

수정 2014.11.07 11:48


12일 한국중공업 인수로 두산은 창사 104년만에 기업의 큰 틀이 바뀌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OB맥주가 대표하는 소비재기업에서 중공업을 중심으로 한 중간재 기업으로 사업구조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또 자산규모로 따져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재계 순위 10위권내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구조조정 성공기업의 하나로 꼽혀온 두산은 지난 95년 이래 5년 간 자회사 매각 등 과감한 군살빼기 작업을 거쳐 기업의 체질 자체를 변형시키는 획기적인 계기를 맞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중 인수 배경 및 소비재에서 중간재 산업으로의 사업구조 재편=98년 12월 한중의 민영화추진 방식이 발표된 이후 내부적으로 한중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던 두산은 지난 10월 정부가 4대 재벌의 인수를 배제한다는 발표를 한 이후 본격적으로 인수전에 돌입했다.

두산의 경우 지난해말 기준 주류·KFC·버거킹 등 소비재산업 비중이 전체 매출의 35% 정도로 떨어지고 기계·전자·건설·포장 등의 비중이 60% 이상을 차지하는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업구조와 기업의 비전을 중간재 중심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여전히 주류회사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두산은 이번 한중 인수를 계기로 그 동안 점진적으로 추진해 온 중간재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을 완성지을 계산이다. 향후 주력기업인 ㈜두산과 한국중공업을 양대축으로 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서열 10위권 진입=두산은 한중 인수로 자산규모면에서 지난해말 기준 재계순위 12위에서 9위로 껑충 뛰어오르게 된다. 한중 인수후 두산의 자산규모와 매출액은 각 11조6000억원(종전 7조6000억)과 5조8000억원(3조6000억)으로 몸집이 커진다. 매출액만 놓고 보면 한화에 이어 재계 순위 11위다. 앞으로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에서 정식 분리되면 10위권 밖으로 다시 밀려날 가능성이 높긴 하나 두산은 창사 104년만에 처음으로 재계 순위 10위권에 진입한다는데 대해 전 직원이 고무된 분위기다.

◇한중 인수방식 및 인수금액은=12일 한중 지분 36%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한 동시에 외환은행이 보유한 지분 15.7%에 대한 우선매입권을 갖게 돼 실질적인 경영권을 인수하게 된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두산과 두산건설이 9대1의 비율로 지분을 나눠 갖는다. 대금상환은 연말까지 계약금 200억원을 지불하고 나머지 금액은 내년 1,2,3월에 걸쳐 균등 분할해 납부하게 된다. 두산은 그 간의 구조조정과 사업매각을 통해 한중 인수에 따른 유동성을 확보한 상태로 모자라는 부분은 부동산 매각 등 기존 자산을 현금 유동화해 충당할 계획이다. 차입을 통한 자금조달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중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와 향후 변화=㈜두산이 기존에 보유한 공작기계 분야와 정밀화학·석유화학·화학기계 분야, 두산건설이 운영하는 열병합발전소 등을 한중의 발전설비 분야와 접목해 사업다각화를 통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현재 이익을 많이 내고있는 전자·기계·포장·건설 등 기존 중간재 산업과 한중의 사업부문과의 일원화를 통한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인수 후 당분간은 한중이 수립해놓은 사업계획을 존중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토대로 구조조정 과정에서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갖고 이른 시일내 기업가치를 극대화시키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국내 발전사업에 역점을 두고 담수설비 확대 및 사후서비스를 통한 개·보수사업 확대 등 수익성있는 사업구조로의 재편을 통해 현행 5%수준인 한중의 영업이익률을 2년 이내 10%대로 끌어올린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영이나 조직관리는 철저히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고 두산은 주주로서 이사회를 통해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만 참여할 계획이다.
종업원 고용보장 문제는 지분인수 방식이어서 그대로 승계된다.

/ bidangil@fnnews.com 황복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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