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전국 경상계열대학 탐방―성균관대(하)] 전통―미래가치 겸비한 新경영인 양성

이민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3 05:29

수정 2014.11.07 11:48


은행잎이 진 겨울 초입,성균관대학교 대성로를 오르면 언덕배기에 갓 지은 하얀색 건물이 눈에 쏙 들어온다.성대 경영학부는 14일 오후 6시 학부로서 이 건물과 관련된 의미있는 행사를 갖는다.‘경영학부 발전기금 기부자 현판 제막식’.학부 동문들의 자발적인 학교발전기금이 모여 학부 자체 공간인 ‘경영관’(종합강의동 C동)을 확보할 수 있게 된 의미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학부 발전기금위원회는 40억원의 모금액중 현재까지 답지한 25억원의 기금을 낸 동문의 명의를 담은 현판을 제작,이 건물 1층 로비 ‘감사의 방’에 영구 보존키로 했다.

성대 명륜캠퍼스의 공간은 이미 포화상태다.이런 가운데 대학본부가 건축비만 35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2월 신축한 연건평 7000평,첨단강의실 8개 규모의 건물이 경영관으로 확정된 것은 독립 경영관 확보를 위해 노력해온 학부측과 동문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다.이들은 대학본부가 이 건물을 발전기금 조성 등을 고려해 공모방식으로 배정할 방침을 밝힌 이후 대대적인 모금 캠페인에 나서 숙원을 이루는데 성공했다.

◇합격률 수위 다투는 공인회계사=동문들의 단합과 애교심은 우연일까.학교발전에 대한 의지와 경쟁력에 대한 자긍심이 튼실하게 뿌리내렸기 때문이란게 학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학부의 공인회계사(CPA) 합격률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성대 경영학부는 경영학부생을 위한 가장 확실한 자격증인 회계사 시험에 지난 98년의 경우 46명이 합격해 합격률 전국 2위를 차지했다.서동호 경영학부 행정실장(53)은 “교수진의 열성을 다하는 지도와 공인회계사 고시반인 ‘송회헌’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덕분”이라며 “특히 회계사 동문 모임인 ‘성우회’도 모교 발전과 후배들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현재 송회헌에는 140명이 밤낮을 잊고 면학에 열중하고 있다.2위로서 만족하지 않겠다는 각오가 엿보인다.김민 경영학부 학생회장(25·4년)은 “고시반은 입실자체가 까다롭고,학기중에는 2주 1회,방학중에는 주1회 자체 모의고사를 보고 있다”며 “특히 유명강사를 초청한 특강은 고시생들에게 대단히 유익하다”고 소개했다.

◇41년 역사,최고의 교수진이 핵심역량=경영학부는 오는 2005년 ‘국내 톱 비즈니스 스쿨’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이런 지향점을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보다 깊은 연륜과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자신있게 말하는 우수한 교수진에서 찾을 수 있다.지난 1959년 정원 160명으로 법정대학내에 신설된 경영학부는 1963년 정원 40명의 경영대학내 학과로 독립했다.이때부터 우수한 인재를 배출해 내기 시작했는데 그 범주는 재계·학계·정계를 망라하고 있다.상무급 이상 대기업 임원을 가장 많이 길러낸 대학중의 하나가 성대이며,경영학부가 중추적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대표적 사례다.이는 질적성장을 지향하는 교수진에서 비롯됐다.경영학부 교수들은 교내 연구 및 교육활동,기업 및 민간단체,정부기관의 자문 및 연구 프로젝트와 학회활동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마케팅의 조관수 유필화 김용준 김정구 한상만,재무관리의 정한규 장영광 김영규 이재하 김찬웅,인사·조직의 김정남 황규대 현선해 차동옥,국제통상의 양영환 정재영 오원석 정홍주 교수가 후학양성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회계학은 임정규 이방원 김혁 이효익 송인만 최관 백태영 백원선,생산관리는 강금식 김성주 김양렬 김태웅,경영정보시스템(MIS)은 장시영 이건창 교수가 포진중이다.학부 관계자는 “우리 학부는 미국식 경영학석사과정(MBA) 교육을 실시하는 국내 최초의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알 수 있듯 차별화된 강점을 지니고 있다”며 “교수진은 초일류 수준”이라고 자평했다.

◇집중 육성학부 선정=성대의 교내 특성화 계획에 따라 집중육성학부로 선정돼 특별한 지원을 받는 경영학부를 말할때면 첨단교육환경을 빼놓을 수 없다.정보화시대에 발맞춘 8개 첨단강의실,경영학 세미나실,컴퓨터 실습실,멀티미디어 회의실,경영학부 도서실,시청각교육실은 타 대학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여기에 부설 연구소도 가세한다.지난 92년에 세워진 경영연구소는 93년부터 ‘정부 대기업 및 중소기업의 새로운 관계 정립에 관한 연구’(삼성경제연구소),‘사용상황별 소비자 중심의 시장구조분석에 관한 연구’(한국학술진흥재단) 등의 노작을 계속 내놓고 있다.지난 95년에 설립된 정보통신 경영 공동연구소도 ‘정보통신 산업의 자본구조와 재무정책에 관한 연구’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주목받고 있다.

◇2005년까지 전임 및 석좌교수 대폭 확충=보다 다양하고 풍부한 실력을 쌓으려는 학생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경영학부 장학생들의 모임으로 경영이론과 기업경영 사례분석을 통한 연구에 매진중인 경영학연구회(SOBA),기업체의 재무분석상태,모의 증권투자 게임으로 현장 실무 적응력을 향상시키는 재무연구회,회계학 연구모임,토익·토플반은 내적 성숙의 자양분이 되고 있다.특히 학생 스스로 관리하고 공부하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학부 자체 도서관은 경영인의 미래를 엿보게 해주는 지표중의 하나다.원용대 경영학부 도서관자치위원장(25·3년)은 “156석의 학부 도서관은 인터넷 검색도 가능하다”며 “학부 자체 도서관을 운영중인 곳은 손에 꼽힐 정도”라고 자랑했다.

경영학부는 이같은 토대를 바탕으로 오는 2005년에는 국내 최고의 학부로 우뚝 서겠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교수발전·교육혁신·인프라 구축·재정확충·행정개혁 등 5대 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것.교수발전부문에서는 전임교수 및 석좌 초빙교수·겸임교수 확충·연구 전담제 교수제도의 활성화가 주요 뼈대다.제2경영관 신축 등 최적의 교육 연구 환경 조성,재정수입원의 다변화,수요자 중심의 행정체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경영학부 홍보 팜플렛에는 ‘네티즌이 된 공자(孔子)’란 의미심장한 문구가 실려 있다.전통과 미래를 아우르는 디지털 인재양성을 위해 분주한 성대 경영학부는 ‘한국 대학 개혁의 풍향계’로 지속적인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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