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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경제교실―눈높이경제]상승한계 직면땐 당연히 하락

곽인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3 05:29

수정 2014.11.07 11:48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경기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기업을 하는 사람에게 "요금 경기가 어떠냐?"고 묻기도 하고 언론에서 "반도체 경기는 좋은데 건설업 경기는 매우 나쁘다"고 보도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기의 가장 보편적인 의미는 국민경제 전체의 총체적인 경제활동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 경우 총체적인 경제활동에는 가계의 소비, 기업의 투자 및 수출입, 정부의 재정지출, 금융기관의 예금 수취 및 대출 등 경제주체들의 모든 경제활동이 포함된다.

이러한 경기는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라 바다의 파도와 같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변동한다. 경제활동이 활발하면 경기가 상승하여 마침내 경기정점에 이르게 되고 이후에는 경제활동이 둔화되어 경기가 하강하다가 경기저점에 다다르게 되면 다시 상승국면으로 반전된다.
대체로 상승국면은 하강국면보다 오래 지속되며 그 진행속도도 느리다. 경기상승기에는 생산활동이 활발해지고 고용이 늘어 실업률이 감소하며 소득의 증가는 소비·투자 등 수요의 증가를 수반하여 물가수준을 상승시킨다. 반면, 경기가 하강국면에 진입하면 기업의 생산활동 둔화·실업률 상승 등으로 수요가 위축되고 이런 현상이 심화되면 기업이 파산하기도 한다.

그러면 경기는 왜 계속 상승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하강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경기상승이 일단 시작되면 경제활동이 가속적으로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제활동 수준이 더 이상 높아지기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 수출이 크게 호전된 것을 계기로 국내경기가 하강에서 상승으로 돌아서기 시작하였다고 하자. 자동차 공장들은 고용 및 부품주문을 늘리고 생산설비를 확충하여 자동차 생산을 증가시키게 된다. 그러나 노동력 및 생산설비 등의 생산요소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생산을 무한정 증가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산설비 확충을 위한 은행대출의 증가나 시간외 근무 등 고용증가는 이자와 임금 등의 생산비용을 상승시키고 이러한 원가상승이 자동차 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초과하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생산을 줄여야 된다. 결과적으로 자동차 수출이 감소하여 국내경기가 상승국면에서 다시 하강국면으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국제유가·통화량·이자율·생산성의 변동과 같은 경제적 요인이나 전쟁·천재지변·선거·기업가 및 소비자의 심리적 변화와 같은 경제외적 요인에 의해서도 경기는 반전될 수 있다.

이러한 경기의 움직임은 정부나 기업은 물론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므로 모두들 경기의 동향 및 향후 전망에 관심을 갖게 된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진단하거나 앞으로의 경기흐름을 전망하는 방법으로는 각종 경제지표나 이를 종합한 경기종합지수를 이용하는 방법, 기업경기실사지수(BSI)나 소비자태도지수(CSI)와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이용하는 방법, 계량모형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박형수 한국은행 조사국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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