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대형 시중은행 통폐합작업이 일부 은행장의 리더십 부재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 판단, 일단 통합 또는 합병선언부터 하고 노조를 설득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은행 통폐합작업을 더이상 지체시키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는 또 그동안 통폐합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인원 및 조직감축을 종용한 바 없으며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은행 통폐합후 노·사 양측이 시간을 갖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입장아래 노조측을 설득중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민·주택은행의 합병과 관련해 주택은행측은 조용한 반면 국민은행 경영진만 발이 묶여 운신을 못하고 있는 것은 양측 경영진의 리더십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며 일단 합병협상을 벌여온 만큼 양측 경영진이 신속한 용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주택은행의 경우 스스로 합병파트너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만난 파트너들인데도 마치 정부의 강압에 의해 합병을 추진하는 것처럼 내비쳐지고 있다”며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며 정부는 다만 어차피 추진할 일이라면 시기를 앞당겨 달라고 촉구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빛·외환은행간 통합문제와 관련해서도 외환은행 경영진이 금융지주회사 편입에 찬성을 해 놓고 이제와서 멈칫거리고 있다”고 전제, “외환은행 경영진의 리더십회복이 조기통합 성사의 관건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이미 각 은행이 인원감축에 합의한 만큼 은행통폐합이 이뤄지더라도 당분간 인원문제로 노·사간 충돌이 일어날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이와관련, 정부차원의 노조 설득방안을 긴급히 마련하는 한편 통폐합대상 은행장들에겐 막판 용단을 내려줄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통폐합 대상 행장들이 보여준 최근의 리더십 격차는 향후 새로 짜여질 은행의 경영진 인선에도 상당한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 fncws@fnnews.com 최원석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