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부시 미대통령 당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4 05:29

수정 2014.11.07 11:47


투표후 개표과정에서 1개월이 넘도록 벌어진 혼돈과 반전 드라마로 끝이 보이지 않던 2000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부시후보의 사실상 당선확정으로 막이 내리게 됐다.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는 정치권의 싸움과 사법부마저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미국의 권위를 크게 떨어뜨려 버렸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미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새 부시 행정부가 어떤 정책변화를 보일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미국의 외교,통상,그리고 경제정책의 변화가 우리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시 당선자는 우선 미국의 혼란과 분열을 수습하여 지도력을 회복하는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그와 동시에 경착륙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불안한 미국경제를 연착륙시키기 위해 필요한 경제정책의 추진에 나설 것이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 부시당선자는 지금까지의 미국의 기본노선에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 전망이다.그러나 미국 공화당은 아직 북한이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는 신중론이 지배하고 있어 북한과의 화해노력은 어느 정도의 속도조절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통상외교정책에 있어서 부시 당선자는 불공정무역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농업시장의 개방을 중시하고 있다.이 점에 비추어 볼 때 농업부문을 포함한 시장개방에 대한 압력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내경제정책에서 부시 당선자는 획기적인 감세정책을 통해 성장을 촉진시키는 경제정책 기조를 약속해왔다.벌써 미국의 주식시장은 나스닥이 크게 상승하는 등 부시의 당선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소비자 신뢰의 하락과 경기의 급속한 위축으로 경착륙의 우려가 높았던 미국경제가 부시 당선자의 적극적 재정정책으로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는가는 그의 지도력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부시 당선자의 대규모 조세감면에 따른 적극적 재정정책은 지출증대로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도 있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자율 인상조치가 뒤따르거나 금융긴축을 취할 경우 미국경제는 급격히 둔화될 수도 있다.이경우 미국경제의 변화에 민감한 우리 경제에는 큰 충격이 될 것이다.많은 경제의 난제들을 안고 있는 현재의 우리 상황에서 미국의 새로운 정부의 출범은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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