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조지 부시와 통화해 미국의 제43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을 축하했다. 이번에는 지난번처럼 다시 이의를 제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가능한 이른 시일안에 두 사람이 만나 국론 분열을 치유하자고 제의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이 내려진만큼 더 이상의 의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연방대법원의 결정에 결코 동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를 수용하겠다. 앞으로 미국인의 단합과 미국 민주주의의 역량 강화를 위해 양보를 선언한다. 아울러 나의 책무도 인정한다.
지난달 7일 고어 리버맨에게 표를 던졌던 5000만 유권자가 대법원 판결에 실망했음을 알고 있다. 나도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우리의 실망은 미국에 대한 사랑으로 극복돼야 한다.
세계 공동체 사람들에게 말하고자 한다. 개표 과정이 다소 혼란스러웠다고 해서 미국이 약화됐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의 힘은 난관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난다.
나는 우리와 뜻을 함께 했던 모든 사람에게 차기 대통령을 중심으로 굳게 단결할 것을 촉구한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다.
도전이 시작됐을 때 우리는 맹렬히 싸우지만 결과가 나왔을 땐 서로 단결해서 화합해야 한다.
전투가 끝난 지금 문득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아무리 패배의 상처가 쓰라리더라도 패배가 승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