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원회 조사결과 현대·삼성·LG·SK 등 4대 그룹이 구조조정을 역이용해 부실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에 역행하고 있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변칙증여 일부 확인=인터넷 지주회사인 e삼성의 대주주인 이재용씨에 대한 부당지원은 지난해에 이어 또 적발됐다.삼성생명보험은 지난해 2월 한빛은행과 주식을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이재용씨가 주식을 싸게 사도록 해 3억원의 시세차익을 올리도록 했다.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12월30일 비상장사인 현대택배 유상증자 과정에서 실권주를 인수하면서 63억8700만원의 시세차익을 얻었다.LG는 LG화학과 LG텔레콤의 주식을 저가에 매각하여 구본진씨 등 구본무 회장의 가족들에게 146억1000만원의 시세차익을 올리도록 했다.
◇지능화된 부당지원 수법=정부의 단속과 규제가 강화되자 해외 또는 비계열 금융기관 등을 통해 지원하는 수법을 자주 사용했다.현대중공업은 현대전자산업이 지난 97년 6월 캐나다 소재 금융기관 CIBC에 현대투자신탁증권 주식 1300만주를 1억7500만달러(원화 1559억원)에 팔면서 같은 해 7월 CIBC와 3년 뒤 이 주식을 2200만달러(원화 2456억원)에 사들인다는 계약을 맺고 실제 매입해 현대전자산업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러나 현대중공업은 주당 가치가 ‘0’에 가까운 이 주식을 주당 1만8892원에 매입해 큰 손실을 보자 이 거래를 주간한 현대증권에 이면합의대로 손실보장을 해달라며 현대증권을 상대로 현재 소송을 벌이고 있다.
SK글로벌·워커힐 등 SK 2개 계열사는 98년 1월부터 지난 7월까지 중앙종금 등 6개 종합금융사에 8614억원을 예금하고 이들 금융사가 이 자금으로 계열사인 성산개발(골프장업)과 위장계열사인 정지원(실버타운개발업)의 기업어음(CP)을 정상금리보다 낮게 매입하도록 했다.
/ hbkim@fnnews.com 김환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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