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은행 영업이익 산출기준 말썽˝…금감위 파문일자 뒤늦게 수정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5 05:30

수정 2014.11.07 11:46


부실은행의 감원기준이 되는 1인당 영업이익 산출문제가 말썽이 되고 있다.

발단은 부실은행의 경영개선계획을 심사하는 은행경영평가위원회가 은행 구조조정을 위한 경영평가 기준의 하나로 제시한 ‘1인당 영업이익 산정기준’에서 비롯됐다. 경평위는 1인당 영업이익기준으로 ‘(영업이익+대손상각비+판매비와 일반관리비)/총인원’을 제시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가 최종 정리한 서류에서는 이 중 판매 관리비가 제외된 수치를 사용했던 것. 따라서 각 은행들의 1인당 영업이익은 경평위 기준에 따라 각 은행이 산출한 것보다 줄었고 이에 따라 각 은행의 감원 규모는 늘어나게 됐다. 금감위는 은행들로부터 1인당 영업이익 2억2000만원(국제기준)을 달성하는 내용의 수정경영계획서를 받으면서 판매 관리비를 포함시키지 않은 방식을 경평위 기준인 것처럼 적용했다.

금융노조가 이같은 산술방식에 민감한 것은 ‘1인당 영업이익’이 바로 개별은행의 인력감축 기준이 되기 때문. 경평위의 실제적인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조흥은행의 1인당 영업이익은 1억9000만원인데 비해 금감위 기준으로는 1억2000만원으로 약 890명의 직원이 감축돼야 한다.
또 금감위 방식으로는 평화은행의 경우 인원 80%를 감축해야 한다.
결국 이남순 한국노총위원장이 14일 노사정위원회에서 “금감위가 경평위의 1인당 영업이익 산출기준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위는 처음에는 이를 부인하다 나중에는 경평위에서 영업이익기준 수정자료를 보냈다며 경평위에 모든 것을 넘겼다.
그러나 노조측에서 김병주 경평위원장(서강대 교수)에게 구두문의한 사실을 공개하자 그때서야 경평위에서 보고서를 제출하는 과정에 착오가 있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을 늘어놓으며 발뺌했다.

/ rich@fnnews.com 전형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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