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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제주 합병 의미]합병난국 타개 ´청신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5 05:30

수정 2014.11.07 11:46


신한은행의 제주은행 인수·통합은 국민은행 노조 반발로 교착상태에 빠진 합병국면의 타개책으로 간주되고 있다.제주은행 직원들의 반발이 아직 변수지만 정부와 두 은행 등 관련 당사자들은 이번 통합에 대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정부로서는 신한·제주은행 통합이 큼직한 실적은 아니지만 일단 한 건을 성사시켰다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명동지점과 비슷한 규모의 제주은행을 떠안음으로써 더 이상의 합병 압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합병안이 나올 때부터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왔다. 독자지주회사를 추진하고 있는 신한은행은 다른 대형 합병은행과 경합하기 위해 ‘사세확장’이 필요한 상황이기도 한다.


제주은행도 제주도 내 영업망이 거의 없는 신한은행의 우산 아래 들어가는 것이 우량은행의 타이틀도 얻고 흡수당하는 고통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두 은행이 모두 제일동포 주주들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합병 이후 ‘화학적 융합’에 보탬이 될 것으로 양측은 기대하고 있다.

반면 제주은행 노조는 합병 발표 직후 “18일부터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강경 대응을 천명하고 나섰다.그러나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국민·주택은행 노조와 같은 강성기류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은행권에서는 신한·제주은행 통합이 향후 다른 은행들간 합병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줄 수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신한은행의 2차 합병 가능성이 희박해진 만큼 다른 은행은 합병 시나리오에서 ‘신한’을 빼야 한다. 따라서 대형 우량은행들은 서로간 합병이 아니면 다른 파트너를 고르기가 불가능하다.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의 통합 성사로 ‘우량+지방은행’간 통합작업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신한은행을 제외한 다른 은행들의 지방은행 인수협상은 성사 여부가 매우 불투명한데다 ‘신흥 우량’인 조흥은행과 광주은행의 합병은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 경우 광주은행 등은 정부가 주도하는 금융지주회사로 편입될 수밖에 없게 된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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