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부시 ´강력한 힘의 외교´ 천명…국무에 콜린 파월 지명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7 05:30

수정 2014.11.07 11:46



파월은 걸프전 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흑인이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장관에 오른 것은 미국 역사상 처음이다.

파월은 부시 당선자의 지명을 수락하면서 “이라크의 쇠약해진 사담 후세인 정권은 수년 내로 붕괴될 것”이라며 “후세인 정권을 방치한채 전세계가 민주화와 자유기업 체제로 향할 수는 없다”고 밝혀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그는 이라크가 아직도 지난 91년의 걸프전 휴전협정을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고 “필요할 경우 우방국들과 협력해 모종의 제재 조처를 강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이어 “후세인의 지지기반은 취약하며 우리는 강력한 입장에 서있다”고 경고했다.

부시 당선자도 차기 행정부의 대외정책의 윤곽을 처음으로 설명하면서 “미국은 훌륭한 힘과 비길 데 없는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전세계의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쓸 것”이라고 밝혀 당초 예상대로 ‘힘에 기초한 강경한 외교정책’를 구사할 것임을 천명했다.

그는 또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외교정책을 맡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은 콜린 파월밖에 없다”며 지명 배경을 설명하고 “차기 정부의 대외정책은 전세계에 미국의 이익에 비춰 미국의 이상을 전파하는데 초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은 또 부시 당선자가 내년 1월 취임하는 즉시 미군의 해외 파견을 전면 재검토해 ‘적정성’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너무 많은 지역에 분산 배치돼있다”며 “부시 행정부는 보스니아, 코소보 그리고 다른 지역의 미군 배치문제를 재검토해 적정한 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이와 함께 군비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란 비판을 받고 있는 국가미사일방어망(NMD) 구축과 관련, 북한·이란·이라크 등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위협 가능성을 들면서 러시아나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를 추진할 뜻임을 내비쳤다.

한편,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파월 국무장관 지명자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 참석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 파월에게 전화를 걸어 환영의 뜻을 전한 후 “국무장관이라는 자리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직업이지만, 보기보다는 훨씬 힘든 자리”라고 조언했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도 이날 파월의 국무장관 기용에 대해 “그는 영국의 좋은 친구”라며 환영했다.


그는 성명에서 “영국 정부와 영국군은 쿠웨이트로부터 이라크를 축출하는 연합작전 수행 기간에 파월과 긴밀히 협력했다”면서 “그는 뛰어난 장성이자 정치인으로, 그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 rock@fnnews.com 최승철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