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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추진銀 2001년 경영 혼선…대부분 업무계획 가닥 못잡고 막판변수 주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8 05:30

수정 2014.11.07 11:45


은행들이 합병 소용돌이에 휘말려 연말이 다가오는데도 내년도 경영계획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막판까지 혼선을 겪고 있다.

예년 같으면 벌써 다음해 업무계획이나 비전 등을 확정·공표했을 시기지만 올해는 은행들의 사활이 걸린 합병 문제가 극심한 진통을 겪음에 따라 은행들마다 경영계획 최종 확정을 연말이나 내년초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일단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0∼13% ▲1인당 영업이익 2억2000만∼2억5000만원 ▲부실여신(고정이하) 비율 4% 내외 등으로 점정 목표를 세워 놓고 막판 ‘합병변수’를 주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내년 업무이익 1조1700억원,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11% 이상, 1인당 영업이익 2억4000만원, 무수익여신 4% 이하로 잠정목표로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중이다. 그러나 한빛은행과 같은 지주회사로 묶일 경우 조직·인력감축 등 핵심 부분을 다시 손질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외환은행은 일단 다음주중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내년 계획을 결정할 예정이다.


조흥은행도 각각 업무이익 7600억원, BIS비율 10.2% 이상, 1인당 영업이익 2억2000만원, 무수익여신 3.8% 이하로 경영목표를 잠정 결정했으나 최종 결정은 이달말로 미뤘다. 광주은행 인수문제로 진통을 겪은 조흥은행은 인수 포기를 전제로 경영계획을 확정키로 했다.

한빛은행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경영개선계획에서 밝혔던 업무이익 2조2000억원, BIS비율 10% 이상, 1인당 영업이익 2억2000만원 이상,고정이하 여신비율 4% 이하를 일단 내년 경영목표로 삼고 막판 조정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신한·하나·서울은행 등도 경영계획을 준비하고 있으나 대손금충당 비율 등이 확정되지 않아 다음주나 돼야 뚜렷한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이들 은행은 지난해 발표한 2000년 경영계획을 기준으로 경영목표를 가감한 잠정치를 준비해 놓은 상태다.

하나은행과 합병을 추진중인 한미은행은 합병 결론이 불투명한 상태에서 내년도 경영계획을 내놓는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기초자료만 준비해 놓고 합병 협상의 진전과정을 보아가며 내년 1월중에야 경영계획을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주택은행은 올해 뉴욕시장에 상장한 후 경영계획조차 은행의 영업상 비밀에 부쳐 올해부터는 경영계획을 공식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 더구나 국민은행과의 합병 문제가 걸려 있어 현재로서는 자체 경영계획의 의미가 없는 상태다.


H은행 관계자는 “현재 금융구조조정이 가닥을 잡지 못하고 혼미한 상태”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각 은행 종합기획부 등 경영계획 담당부서조차 일손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 donkey9@fnnews.com 정민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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