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결산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대우중공업의 기업분할, 선박용엔진 통합법인설립 등을 겪은 올해 중공업계는 업체간 순위(외형기준)도 크게 바뀔 전망이다. 또 조선산업 호황으로 수주액이 급증했지만 계열사 지원, 지분손실 등 영업외 손실로 중공업계의 수익 규모는 미미한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업체간 자리바꿈을 몰고 온 것은 지난 10월 대우중공업의 기업분할이다. 대우중공업은 지난해 5조168억원의 매출을 기록, 현대중공업에 이어 중공업계 부동의 2위 업체였다. 그러나 지난 10월23일 대우조선과 대우종합기계로 분리됨에 따라 올해 3조9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삼성중공업에 2위자리를 내주게 됐다. 대우조선은 올해 2조7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 중공업계 3위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종합기계의 경우 1조4100억원대의 매출이 예상됨에 따라 2조4000억원의 매출 규모를 보이는 한국중공업, 1조8000억원의 매출이 기대되는 한진중공업의 뒤를 이어 6위 업체로 자리잡게 됐다.
최근 대주주로 두산을 맞게 된 한국중공업의 경우 지난해말 선박용엔진사업을 분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전설비 및 담수화설비사업의 호조로 오히려 매출규모는 지난해보다 2000여억원 늘어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중공업계의 지각변동으로 업체간 위상변화를 겪고 있다”며 “내년에는 외형상의 변화 못지않게 질적인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부동의 업계 1위로 매출 6조7000억원을 기대하는 현대중공업은 계열분리작업의 일환으로 계열사 지급보증 중단을 천명한 바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삼성상용차 청산에 따른 지분법 손실처리를 올 연말까지 매듭지어 내년부터는 1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예상된다.
한편 올 중공업계는 여타 업종에 비해 호황을 누렸음에도 수익측면에서 저조한 실적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6조3300억원의 매출에 3200억원의 순이익을 낸 현대중공업은 올 순이익 규모가 3000억원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채무지급보증 등 계열사 지원에 따른 손실 폭이 컸다”면서 “그러나 순차적으로 지급보증을 해소중이어서 내년에는 순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6000억∼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삼성상용차 지분손실처리로 순이익규모는 50억∼2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 lee2000@fnnews.com 이규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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