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徐대표―장태완위원 ´일괄사퇴´ 싸고 설전…당정쇄신 혼돈상 드러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8 05:31

수정 2014.11.07 11:45


“나한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게 공당이냐.”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 전화가 왔기에 말했는데.” 18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지명직 최고위원 일괄사표’ 보도를 둘러싸고 장태완 최고위원과 서영훈 대표간에 고성이 오가는 설전이 벌어졌다.

김옥두 사무총장와 다른 최고위원들이 만류에 나서 말다툼은 5분만에 끝났다. 장위원도 나중에 “인륜적 차원에서 연로한 어르신에게 고성을 지른 것은 미안하다”며 서 대표에게 사과했다고 박병석 대변인이 전했다.

이날 설전은 서영훈 대표가 전날 기자들에게 자신의 최고위원직 사퇴의사를 표명한 것이 일부 언론에 ‘지명직 최고위원 전원 사퇴’로 보도됐고 이같은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된 장 최고위원이 서대표에게 소외감을 표시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설전은 당정쇄신을 앞두고 ‘동교동계 2선 후퇴론’에서 ‘권노갑 최고위원직 사퇴’로 이어지는 일련의 소용돌이속에서 집권 여당의 혼돈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었다. 당정개편의 조기 단행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이같은 혼돈상황이 오래 지속될 경우 최근 불거진 다양한 갈등을 치유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이날 회의에서 서대표는 권 최고위원의 사퇴에 대해 “과거에도 어려운 일이 생기면 자신과 관련된 일을 사양해왔다”며 권위원의 ‘희생 정신’을 높이 평가한 뒤 “다른 분은 모르겠지만 나도 사퇴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때마침 회의장에 들어온 장위원은 “본인에게 사전에 물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럴 수 있으냐”며 서대표를 향해 삿대질을 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서대표도 “(기자들에게)전화가 왔기에 그럴 생각이라고 말했는데… 버릇없는 사람”이라며 맞고함쳤다.
장위원은 회의장 밖에서도 “이보다 더한 자리도 연연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도 사회적으로 자존심이 있는데”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결국 김대통령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기 위해 이날 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었던 5명의 지명직 최고위원 사퇴문제는 결론을 맺지 못한 채 흐지부지 끝나고 말았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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