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시장을 살리자―얼어붙은 부동산경기]매물 쏟아져 투자 적기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8 05:31

수정 2014.11.07 11:45


최근의 부동산시장 상황은 심각하기는 하지만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때와는 다른 양상인데 심리적 요인때문에 더욱더 침체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매도자나 매수자 모두 시장분위기나 남의 말만 믿지 말고 충분한 정보입수와 확인을 거쳐 이성적으로 시장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즉 투자할 곳이 있으면 투자하고 건전하고 상식적인 거래를 통해 부동산시장의 기능을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동산써브 김정렬 대표는 “경기침체와 투자는 상대적인 것”이라며 “비록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어도 투자처를 잘만 짚으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만약 2억원의 여유자금이 있다면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으면서도 최근 값이 많이 떨어진 일산이나 분당 등 신도시아파트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기업퇴출,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극심한 경기불황에 비수기마저 겹쳐 전국의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경기를 좌우해 온 이른바 노른자위 지역의 대형아파트들을 중심으로 거품이 빠지면서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고 매물은 날로 쌓이고 있다.상가·오피스텔 등 일반 건물과 토지시장도 요지부동이다.이러한 부동산 시장침체는 앞으로 부동산가격이 더 하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일부 중개업소에서 불황기를 틈타 값싼 매물을 확보하기 위해 부동산 소유자들을 충동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멀쩡한 아파트를 투매하는 현상까지 빚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다.

난개발지역인 용인과 분당 등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해 최근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아파트분양권이 나돌고 주택업체에 해약을 요구하는 사태도 줄을 잇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98년 아파트분양가 자율화 이후 분양자 자율화라는 명분으로 아파트고급화 경쟁을 계속해온 주택건설업체도 오늘날 주택시장 왜곡현상을 초래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시 동시분양아파트의 경우 지난 97년 평당 분양가가 평균 505만5700원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에는 659만5500원으로,그리고 올해들어서는 11월말 현재까지 700만6000원으로 3년새 100만여원이나 올랐다.특히 대형고급아파트 경쟁이 가속화하면서 49평형 이상아파트는 97년 521만800원에서 지난해에는 1031만8300원으로 1000만원을 돌파했고 올해들어선 1220만7800원으로 3년새 2.3배나 급상승했다.

여기에 최근 3년새 서울 및 수도권의 60평 이상 대형아파트 공급물량도 6000가구를 넘어 공급과잉현상을 보이면서 분양권시세가 폭락하고 있다.이렇게 실수요기반이 붕괴된 부동산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이 자금을 투자할리 만무다.이 때문에 수십조원 대에 이르는 유휴부동자금이 부동산 시장에 흘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매물이 늘어나고 수요가 없는 한산한 부동산시장에 한발앞서 투자 노력을 기울이면 기대 이상의 높은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서후석 부동산리서치센터 소장은 “최근의 시장상황은 공급자와 수요자 또는 수요자간에 심한 이중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소비자들이 적재 적소에 필요한 만큼 투자하면 그 자금은 다시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게 되고 시장은 힘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도 최근의 상황을 강건너 불구경식으로 방관할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이 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정광영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국민주택기금의 중도금 대출실적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내년도 예산을 삭감할 것이 아니라 서민들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도록 금리를 낮춘다든가,거치기간을 늘려준다든가 하는 대책이 절실하다”며 “취득?^등록세 및 양도세 등의 세제감면 혜택도 지방에만 국한할 것이 아니라 총체적 공황조짐을 보이고 있는 수도권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