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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업·기업인]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 박영미 사장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9 05:31

수정 2014.11.07 11:45


“투자도 많이 했고 돈도 많이 벌었다.”

박영미 리바이스트라우스코리아(이하 리바이스코리아) 사장(43)은 최고의 청바지 브랜드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국내진출 8년을 이렇게 표현했다.특히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또 “그동안 브랜드 인지도도 많이 높아졌고 소비자들로부터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좋은 점수를 얻었다”며 “조기에 이익을 내기보다는 한국시장에 뿌리를 내리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장기적인 전략을 소개했다.

리바이스코리아는 아직 국내 청바지 시장은 초기에 불과하며 무한한 잠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디자인에서 생산·마케팅에 이르는 전과정을 독자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또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미국 본사는 물론 대만 등에도 수출하는 등 커다란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98년 리바이스코리아에 취임한 박 사장은 16년간 다국적 기업의 마케팅을 담당해온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미국 코넬대학교 영문학과와 노스웨스턴대학 경영대학원(MBA)을 졸업하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뉴욕 본사에서 국제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이후에는 한국 버거킹사 총책임자와 대만 버거킹사 총책임자로 활약하며 경력을 쌓았다.

◇현지화만이 살길이다=박 사장은 리바이스코리아가 리바이스 제품의 정통성을 존중하면서도 한국적인 마케팅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국내광고를 의뢰했다.본사의 첫 반응은 ‘NO’였다.글로벌 광고를 원칙으로 하는 리바이스로선 국내광고 제작을 신뢰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박 사장은 끈질기게 본사를 설득하고 협상하여 한국 모델과 한국 감독이 만든 국내 리바이스 광고를 제작했다.‘난 나야’라는 독특한 광고 슬로건을 앞세운 이 CF는 젊은 세대들에 크게 어필하며 리바이스의 개성적인 이미지를 한층 강화시켰다.

박 사장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또 다른 목표를 세웠다.리바이스 제품의 국내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본사를 설득하기 시작했다.국내 로컬 광고를 허락하지 않았던 본사가 나라별 의상디자인을 허락할 리 없었다.그러나 결국 한국적 특성을 강조해 설득, 본사의 허가를 얻어내 99년 상반기에 한국 자체 개발과 디자인으로 탄생한 리바이스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한국 소비자들의 취향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컨셉으로 한국 시장에서 성공함은 물론 대만에도 수출하는 큰 성과를 거두었다.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든다=리바이스코리아는 비즈니스 캐주얼 전문 브랜드인 다커스를 갖고 지난 15일 한국피앤지에서 특별한 패션쇼를 가졌다.자율복장제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을 직접 찾아가 패션쇼는 물론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정의와 올바른 착용법에 대한 제안도 함께 해준다.

캐주얼 차림에 익숙지 못한 직장인들이 옷 코디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감안, 단정하고 세련된 캐주얼을 통해 업무의 효율과 실용성까지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다.

박 사장은 “벤처기업의 열풍과 기업의 자유로운 근무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자율복장제를 실시하고 있는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기업문화를 정립하는 데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행사배경을 설명했다.

리바이스코리아는 한국피앤지에서의 패션쇼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 행사를 강화할 예정이다.특히 기업에 찾아가 전사원을 대상으로 패션쇼를 열고 직원들도 직접 패션쇼에 참여해 비즈니스 캐주얼을 실제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자유속에서 팀워크를 다진다=리바이스코리아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입구에서부터 청바지에 티셔츠를 걸친 직원들을 만나게 된다.‘자유롭고 개방된 사내에서 직원들과 매우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한다’는 것이 박사장의 경영철학이기 때문이다.

복장때문인지 직원들간의 대화는 여간 자연스럽고 자유분방하지 않다.직원이 일하는 데스크에서 사장과 직원이 친숙한 분위기로 논의하고 있는 모습은 이미 익숙한 장면이 돼버렸다.또 출퇴근시간 자율제를 시행, 직원들에게 책임감과 자율을 스스로 찾도록 했다.

박 사장은 팀워크에 대해 신념에 가까운 확신을 갖고 있다.그녀는 “팀은 어떤 뛰어난 개인보다 많은 것을 성취할 수 있다.각자의 리더십을 키워나가되 그것이 팀을 이뤄서 더욱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경쟁회사에 비해 신속한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고 임직원간에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유지하는 것이 급변하는 패션시장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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