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북한전력지원 어렵다˝…하루 1000만kW 예비전력 필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19 05:31

수정 2014.11.07 11:45


북한이 4차 장관급 회담에서 200만㎾(발전설비용량 기준)의 전력 공급을 요청한 가운데,당장 50만㎾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해옴에 따라 실현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당장 실현은 불가능’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우리나라의 예비전력이 여유치 않고,50만㎾급 발전소 건설비용이 총 3조원 정도 드는 데다 공사 기간이 최소 5년 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예비전력 얼마나 되나=우리나라의 총 전력 용량은 4338만㎾로 이중 10% 이상(500만㎾)은 비상사태에 대비,예비전력으로 항상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하루 평균 예비전력은 여름 500만㎾,겨울 470만㎾ 정도로 북한이 요구한 50만㎾는 하루 예비전력의 10%에 불과,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95년 여름 우리나라의 예비전력이 2∼3%대(2만㎾)로 뚝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언제 또 다시 비상사태를 맞을지 모른다.
따라서 전력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한국전력 관계자는 밝혔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북한이 요구한 50만㎾를 지원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0만㎾ 이상은 예비전력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북한이 요구한 200만㎾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전력 공급 과정 문제없나=송전하려면 우선 남과 북을 가장 가깝게 연결할 수 있는 문산과 개성간(30㎞)에 송전탑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이 지역이 고지대로 전선을 까는 데만 2년가량 소요되고,송전탑만 1000개(300m당 1개)를 세워야 하는 부담이 뒤따른다. 시가 보상 문제도 골칫덩어리다. 정부 관계자는 “50만㎾의 초고압선이 상공을 갈로질러 갈 경우 송전탑 주변 주민들과 보상금을 둘러싼 마찰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남과 북의 주파수가 달라 북한 전력설비의 상당수를 교체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남한의 주파수는 60㎐인데 비해 북한은 50㎐대인 것으로 알려져 전력을 공급할 경우 남측 전력설비도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에 발전소를 지어주는 문제도 간단치 않다.
통상 화력발전소의 발전기 1대 용량이 50만㎾인데 북한의 요구대로라면 4대의 발전기를 새로 설치해야 하고,설치기간만 3년이 걸린다.

/ khkim@fnnews.com 김기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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