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직장&직장인―콤텍시스템 PM 김종희] ˝경험이 무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1 05:31

수정 2014.11.07 11:44


김종희씨(35)는 IT전문 프로젝트 매니저(PM)다. 단 한번도 ‘PM 과정’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지만 그는 PM 전문가로 통한다. 10년 넘게 같은 직장에 근무하면서 쌓은 실무경험이 오늘의 그를 만들었다.

얼마전 그는 자신의 근무처인 콤텍시스템(네트워크 전문업체)에서 추진하던 행정자원부 지방행정전산망 광역화사업을 무사히 끝낸 공로로 국무총리상을 받기도 했다. 이 사업은 초고속국가정보망과 전국 15개 시·군·구 전산망을 접목하는 한편 전국 2353개 읍·면·동까지 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방대한 작업이었다.

지난 10월1일 국민기초 생활보장법 시행전에 끝마쳐야 하는 작업이어서 1분 1초의 여유도 없었던 그는 작업이 진행되는 2개월여동안 작업실을 아예 숙소삼아 지냈다.
“이번 일은 민원업무가 종료되는 오후 7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여건 때문에 낮밤이 뒤바뀐 생활이라 더욱 힘들었다”는 김종희 차장은 “밤을 낮 삼아 하루 8시간씩 꼬박 일했는데도 불구하고 그날 작업이 수포로 돌아갔을 때 가장 허탈했다”고 털어놓는다.

일반민원업무와 부동산·민방위·자동차 등 11개 업무를 전산통합해야 하는 프로젝트 특성상 일정이 단 하루라도 차질을 빚으면 전체 일정이 어긋나기 때문에 본 작업이 들어가기 전에 해당사항을 꼼꼼히 점검하는 등 오차가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했던 터였다. 게다가 한번도 보지 못한 지방자치단체의 전산망에 물려있는 수천개의 장비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도 만만치 않은 부담이었다.

숨막히는 대형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친 탓인지 그는 한결 여유로운 모습을 풍겼지만 막상 프로젝트에 돌입하면 ‘독사’로 변한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그는 “기한내에 작업을 마무리짓지 못하면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점도 있지만 회사 신뢰도가 큰 타격을 받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정보통신부 전산관리소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 체신금융 분산시스템 구축 등 그동안 굵직굵직한 대형사업을 도맡다시피하면서 몸으로 느껴온 경험들이 그를 ‘독사’로 만든 것 같았다.

결혼 9년째. 신혼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일에만 매달려온 김 차장은 아내와 딸에게는 정말 미안할 때가 많단다.
어렵게 가진 딸아이를 출산할 때도 불과 5분거리에 있는 병원에도 가지못했고 여름 휴가때도 가족만 남겨놓고 혼자 서울로 되돌아오곤 했다. 결혼초 일에만 매달리는 그에게 아내는 잦은 불평을 토해냈지만 지금은 이런 생활에 익숙해져서인지 “그러려니” 생각한다고.

행정자원부 지방행정전산망 광역화사업이 끝나서 현재 콤텍시스템 아웃소싱사업팀에 몸담고 있는 김종희 차장은 ‘또 다시 프로젝트가 주어진다면 맡겠느냐’는 질문에 “여건이 허락한다면 PM담당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며 프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마다 몸무게가 3∼4㎏씩 줄지만 미련스럽게 이 길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을 느끼기 때문”이라며 웃어보였다.

▲용어: PM=프로젝트 전체일정을 총괄하면서 일정관리와 세부사항을 점검하는 사람.

/ mkyun@fnnews.com 윤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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