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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경] 與 중진들의 ´반란´


민주당 김중권 신임대표가 19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첫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같은 시간 당사 기자실에서는 4선의 안동선 의원이 김신임대표 발탁을 정면으로 비난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뒤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안의원은 ‘대표최고위원 임명 발표를 보고’란 성명을 통해 “신임 대표는 옛 여권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며 민주화 세력을 충실히 탄압했고 권력교체시기를 기회로 포착,변신을 거듭한 인물”이라고 평가절하한 뒤 “국민이 원하는 개혁과 변화를 이뤄내지 못할 땐 결연이 당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안의원은 또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퇴진에 대해 “시중에 떠도는 음해설을 근거로 구상유취한무리들의 모함과 음모가 적중했다고 보지만,아는 사람은 읍참마속의 영단이라 보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안 의원은 지난 8월 최고위원 경선에서 탈락한데다 절친한 권 전위원까지 사퇴하자 깊은 회의를 표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안의원의 성명은 일부 소장파의원들의 반발기류와는 또 다른 차원의 것으로 오랜 야당생활 동지인 권 전위원의 사퇴에 ‘동병상련’을 느낀데다 최근의 당정개편과정에서 외부인사 기용과 세대교체 움직임에 강한 소외감을 느낀 것으로 분석된다.

3선의 이윤수 의원도 이날 “후속당직개편 내용을 보고 계속 그 얼굴이 그 얼굴이면 조용히 탈당하겠다”면서 “뜻을 같이하는 중진의원들이 3∼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당내 반응은 엇갈렸다. 한 당직자는 “안의원의 주장에 수긍이 간다”며 “최근 당정개편 기류를 보면서 당의 정체성에 혼돈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또 다른 당직자는 “큰 물줄기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며 “집권여당의 안정과 개혁을 위해서는 지역안배와 세대교체가 불가피하다”고 역설했다. 김중권 대표에게 이같은 중진의원들의 반발기류를 어떻게 극복하고 이들을 껴안느냐가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임명권자인 당 총재(김대중대통령)의 인사에 당 중진들이 반발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의 영(令)이 제대로 서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