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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차 구조조정 가시밭길…노사 입장차 ´극과 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2 05:32

수정 2014.11.07 11:43


대우차 구조조정이 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다.

사측이 대규모 인원감축과 개발·투자비 절감 등을 골자로 한 자체 구조조정안을 확정한 반면 노조는 인원감축 없이 투자·개발을 늘리는 등 공격적 경영을 전제로 한 자체 정상화방안을 마련했다.

양측은 다음주쯤 경영혁신위원회를 통해 구조조정 방안에 대한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지만 입장차가 워낙 커 합의 도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인력감축 ‘대규모’ 대 ‘전무’=회사측은 부평공장 3154명,군산공장 1200명,창원공장 200명 등 생산직 5374명을 포함,6894명의 감축안을 마련했다. 특히 생산직의 경우 전체 생산직 1만5548명의 34.6%에 달하는 수치로 부평공장은 41.1%,군산공장은 49.6%에 달한다. 이에 따라 회사측의 내년 전체 자금수지 개선 계획 9973억원 가운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23.5%(2340억원)로 가장 높다.


반면 노조는 순환휴직 등을 통해 충분히 인력을 떠앉고 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가 최근 마련한 ‘경영혁신과 공장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2001년 순환휴직을 실시하고 2002년부터 가동이 정상화되면 오히려 2003년부터는 고용을 확대할 수도 있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축소경영’ 대 ‘공격경영’=사측은 축소경영을 지향하고 있다. 회사는 인원 감축 외에도 재료비 절감,투자·개발비 축소,판매가격 인상,자산매각 등을 제시했으며 내년 생산·판매 대수도 지난 10월 말 1차 자구계획의 전제가 됐던 73만대에서 56만대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강도높은 자구계획 이행이 없을 경우 ‘자금지원 중단→공장가동 중단→휴업조치→협력업체 연쇄부도→청산’ 등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게 사측의 기본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독자생존’을 전제로 투자비를 늘려 신차종 개발 계획을 다시 추진하는 등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1664억원의 투자·개발비 절감안에 대해 오히려 4000억원을 투입,신차종을 개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노사간 팽팽한 긴장감은 더해=대우차 노사는 노조안이 최종 확정되는 다음주에 경영혁신위원회를 구성,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노조 대변인은 “오는 26일 대의원대회를 거쳐 최종 입장을 확정한 뒤 협상에 나서겠다”며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사측이 대화를 하겠다는 의도가 없다고 판단될 경우에는 언제든 청산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연내에는 경영혁신위 위원들 간 상견례를 갖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우차 노사간 ‘일사불전’의 긴장감은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 사측은 지난 14일 공장가동을 일시 중단시킨 혐의로 김성갑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비롯해 8명의 노조 간부를 21일 부평경찰서에 고소·고발 조치했다.


또 노조는 이날 낮 12시 부평공장에서 전국 사업장 조합간부 380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상경투쟁출정식을 갖고 오후 3시에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를 항의 방문하는 등 ‘사측 압박하기’에 들어갔다.

/ js333@fnnews.com 김종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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