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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5개社 ´스타´선정]올해의 베스트 펀드매니저

박만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4 05:32

수정 2014.11.07 11:43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보면 올해의 주식시장 장기 침체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암울’ 그 자체였다.

왜냐하면 지난해 연말에 증권사를 비롯한 경제연구소,내로라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지난 연말까지 이어졌던 시장 활황이 2000년에도 무난히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주가는 바닥을 기었고,한번 무너진 시장은 좀체로 회복되질 않았다.정부도 뒤늦게 자금시장 안정화대책이니 증시부양책이니 하며 갖가지 활성화 방안을 내놓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할 뿐이었고,오히려 정부가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오히려 지수는 뒷걸음질 쳤다.

‘주식시장의 장기불황’.그러나 겹겹이 쌓인 시장의 불신감이라는 악조건속에서도 각종 상품을 활용해 수익률을 높게 낸 펀드매니저들이 있다.그야말로 난국에 공을 세운 이들이다.

본지는 투신권의 최악 조건속에 양호한 수익률의 꽃을 피운 ‘올해의 베스트 펀드매니저’를 선정했다.<편집자 주>

◇오세후 주은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 - 주식형

“잦은 매매를 자제하고 내재가치 우량주를 선택해 장기보유한 결과때문으로 여겨집니다.


오세후 주은투신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줄곧 약세장을 보여온 올 주식시장 속에서 나름대로 선전한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성과를 이렇게 소개했다.

지난해 과열조짐을 보였던 주식시장이 올해는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수익률 방어에 적극 나선 탓에 시장수익률을 상회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가 운용중인 펀드중 ‘주은후순위채 주식 C3-1’의 펀드수익률은 현재 6.46%를 기록,다른 투신사의 평균수익률인 2.10%를 3배 이상 뛰어넘었고,‘주은하이일드P1-2’와 ‘주은하이일드 C1’도 각각 4.46%와 4.20%라는 양호한 수익률을 냈다.또 ‘주은 파워골드1호’도 -3.44%를 기록,여타 투신사의 평균수익률인 -14.50%보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았다.

그는 내년도 주식운용 방침으로 상반기까지는 경기침체와 해외환경 악화로 어려운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주가 대비 저평가주식을 중심으로 운용하다가 주가상승이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자산배분전략과 시장보다 큰 포트폴리오 베타 전략을 구사할 방침을 세웠다.
◇이도윤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부 - 채권형

올해 국내 시장상황은 주식시장의 장기적인 침체에 힘입어 채권형 펀드매니저들이 유난히 돋보인 해였다.그런 의미에서 이도윤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팀장은 행운아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가 올해 낸 펀드 수익률을 보면 단순히 그가 시류의 행운에 편승해 낸 운 좋은 수익률이 아니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팀장은 지난 13일 기준으로 연 12.88%의 수익률을 낸 ‘근로자우대공사채2호’를 비롯,‘개인연금공사채7호(11.98%)’ ‘P세금우대1공사채1호(11.40%)’ ‘P세금우대1공사채2호(10.99%)’ 등 채권형 펀드에서 높은 수익률을 낸 베테랑이다.

그가 1년내내 신경을 곤두세운 것은 약세장속에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에 있었다.지난 7월1일부터 시행된 채권시가평가제 이후 투신고객들이 갖고 있었던 시장에 대한 불안감에 착안해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 팀장은 “채권형 상품을 운용하는데 있어 단기간에 보여지는 미확정의 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만기때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떨어지는 수익률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송이진 현대투신운용 펀드매니저-주식형

업황불황을 틈 타 대부분의 투신사들이 서둘러 팀제로 펀드매니저 운용체제를 바꾼 것을 감안할 때 송이진 펀드매니저가 올해에 기록한 펀드 운용수익률은 그 만큼 값어치가 높게 평가된다.게다가 올해의 주식시장이 장세의 급등락과 테마별 부침이 어느해 보다 심했던 터라 이름이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그가 거둔 성과는 더욱 돋보인다.

송 펀드매니저는 우선 시장의 흐름을 남보다 앞서 읽고 리스크를 최소화한 점이 주효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선 시장에 순응하는 자산배분에 중점을 뒀다.주식시장 흐름을 미리 읽은뒤 남보다 한발 앞서 주식편입비율을 조정했다는게 그의 성공비결이다.

예를 들어 지난 3월 중 850포인트 이상에서 지나치게 초과된 주식편입비율을 하향조정했고,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된 지난 7월 중에는 800포인트대에서 다시 중립으로 주식편입비를 줄였다. 이후에는 지속된 지수하락장세에 비례해 ‘리스크 최소화’에 매달렸다.

경기하강을 감안해 성장성보다는 수익성이 우수한 대형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편성했다.중소형주는 시장지배력을 가진 실적과 재무구조가 우수한 종목에 한정투자했고,코스닥종목은 연초 가치기준과 대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고 판단,투자를 자제한 덕분에 상대적으로 손실을 적게 봤다.
◇ 조현선 대한투신운용 주식운용2팀 과장-스폿펀드

조현선 펀드매니저는 업계에서 저격수(스나이퍼 조)로 통한다.

그가 이런 애칭을 갖게된 것은 스폿펀드에 대한 운용실적에서 비롯된다.조 펀드매니저는 불과 1주일만에 스폿펀드를 조기상환하는 기록을 세운 것을 비롯,약세장속에서도 지난 4월부터 3개월동안 5개의 스폿펀드를 1개월내에 10%라는 수익률을 내고 상환,고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조 펀드매니저의 이같은 활약상에 힘입어 대한투신운용은 그의 이름을 걸고 지난 4월17일 ‘윈윈 뉴밀레니엄 조현선펀드’를 설정,현재 코스피가 30% 하락을 보였음에도 10%대의 수익률을 기록,그의 운용 저력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가 이제까지 낸 스폿펀드의 상환실적을 보면 ‘SS스팟 69호’가 10일만에 10.5%의 수익률로 상환된 것을 비롯해 70호도 19일만에 10%를 기록했고,71호와 72호는 무려 6일만에 10%대의 수익률로 상환하는 탁월한 운용실적으로 보인 바 있다.

업계에서는 그의 최대 장점인 ‘시장에 대한 균형감각의 탁월성’을 인정하고 있다.따라서 그의 펀드운용 방식도 철저한 기업분석과 유망기업 발굴을 위한 현장발굴에 기초하고 있다.

조현선 과장은 “저축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 스폿펀드는 펀드운용 기간동안 변동성이 심화,선물헷지 등을 통해 기준가 방어에 주력하면서 반등국면속에 해당 테마주에 집중투자한 것이 유효했다”며 성과 동기를 설명했다.
◇장동헌 SK투자신탁 주식운용 본부장 -주식형

지난 98년 투자신탁업계에서 최초로 실명펀드를 설정해 시장의 관심을 끌었던 SK투신운용의 장동헌 본부장은 공격적인 펀드 운용으로 유명하다.

올해 4월말에 SK투신운용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공격적인 운용이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 수많은 스폿펀드를 조기 상환하는 성과를 올렸다.지난 4월말 이후 3개월 만에 스폿펀드 3개를 조기상환했다.이는 6∼7월에 불루칩 위주의 단기상승랠리를 포착하는 시장의 흐름을 미리 간파한 덕분이었다.

그는 기관전용펀드와 스폿펀드,일반성장형과 안정형 등 다양한 펀드를 운용하는 ‘마이다스의 손’이었지만 여느 펀드매니저들이 대부분 맛봤던 운용실패라는 고배를 마신 경험도 있다.


그는 말을 갈아탄 후 단기 상승장세 속에서는 좋은 운용성과를 거두기도 했지만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침체에는 자유로울 수가 없었다.

물론 약세장속에서도 그가 낸 펀드 수익률은 충분히 평가받을 수 있는 것이지만 장 펀드매니저는 올해의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올해 새삼 느꼈던 주식시장의 냉정함을 바탕으로 펀드매니저의 걸음마 상태였던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합니다.” 그가 내년 준비를 위해 스스로를 다짐하는 말이다.

/ mkpark@fnnews.com 박만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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