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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인력 상황]동요 심각…상당수 근무지 벗어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4 05:32

수정 2014.11.07 11:42


국민·주택은행의 파업으로 이들 은행이 22일과 23일에 전면 영업마비 상태에 빠진 것은 계약직·퇴직행원 등 대체인력의 기능까지 마비됐기 때문이다.

두 은행에는 각각 3000여명씩의 계약직 직원이 근무중이며 이들중 일부만이 파업이 시작된 22일 이후에도 지점장·차장 등 간부직원들과 함께 근무해 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상당수는 정규직원들 못지 않게 합병에 따른 심리동요가 심각해 경기도 일산 국민은행 연수원의 파업농성 현장에 가담하는 등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은행은 대체인력 가운데 어느 정도가 23일 출근해 자리를 지켰는지도 파악을 못하는 형편이다.

은행측 관계자는 “각 지점에는 현황 파악을 위한 전화를 받아줄 사람도 없고 설령 있다고 해도 일당백을 하고 있는 사람을 전화에 붙잡아 둘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근한 인원들은 은행 문을 열고 정상영업하기에는 워낙 ‘중과부적’이어서 철문을 내린 상태에서 현금자동지급기의 현금이 바닥날 때마다 다시 채우고 대출금 원리금 상환기일이 도래한 고객은 뒷문으로 안내해 입장을 시켰다.

여기다 점포를 지키는 차장급 이상의 간부들 또한 파업에 대한 거부감이 노조원들과 다를 바 없어 적은 수의 잔류 인원들이 영업공백을 메우는 감투정신을 바라기는 당초부터 무리였다.

국민은행의 경우 임원과 본부부서장을 제외하면 일선 점포장과 팀장·차장급 중간 간부들까지 강경한 ‘합병 반대’기조를 띠고 있어 주택은행 중간간부진과 뚜렷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 지점장들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주택은행과의 합병은 원점에서 재논의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요구사항이 이행되지 않아 발생하는 파국과 고객손실은 경영진에 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은행 차장급 직원들은 영업시간이 끝난 후 파업농성 현장에 있는 부하직원들을 ‘독려’하러 찾아가기도 했다.�z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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