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고객 피해상황]현금인출 안돼 각종결제 지연 신용장 개설·수출업무도 차질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4 05:32

수정 2014.11.07 11:42


은행 파업 2일째인 23일 국민·주택은행 일선 영업점의 업무가 ‘전면마비’되면서 은행을 찾은 기업 및 개인고객들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특히 일부 수출입 업체들은 신용장(LC) 개설 및 수출환어음 할인업무가 지연되면서 수출입 거래에 차질을 빚는 등 대외신인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이날 카드결제 및 직원 월급용 자금을 인출하기 위해 영업점을 찾은 고객들은 영업점 문이 닫히는 바람에 발만 동동 굴러야 했다.

이에 따라 일부 고객은 “현금 인출을 못해 카드결제나 세금납부가 지연되고 연체이자까지 물게 생겼다”며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언성을 높였다.

또 자동입출금기(ATM), 자동출금기(CD)는 상당수가 현금 신규투입이 안되고 일부가 고장나면서 입출금 기능을 못해 고객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주택 아파트 중도금을 납부하지 못하거나 전세자금 대출을 받지 못한 상당수 고객들은 주택은행 영업점에 몰려가 강력 항의하기도 했다.일부 고객은 시골에서 보내 온 돈을 찾지 못해 애를 태우기도 했다.

이에 반해 대기업들은 은행 파업에 따른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는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거래은행을 최소 2∼3개 이상 갖고 있는데다 사전에 유동성 부족 등을 고려해 결제자금 확보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컸다.수원소재 J휘트니스 박웅규 사장(48)은 “주거래은행인 국민은행에서 LC를 개설하려고 했는데 지연되는 바람에 수출입에 영향을 받게 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상당수 중소기업들은 국민·주택은행에서 발행된 수표가 교환이 안되는 바람에 부도위기에 몰리는 등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양성용 파업대책반 팀장은 “각종 이자연체나 수표교환이 안돼 부도처리 위기에 몰린 기업은 일정기간 유예토록 조치했다”고 말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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