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2000 건설부동산 결산―얼어붙은 시장]전반적 침체…경기의 봄은 오는가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5 05:32

수정 2014.11.07 11:42


올해 부동산시장 기상은 ‘주택시장=맑은 후 악천후 ’ ‘토지시장=악천후 지속’으로 대별된다.건설시장은 현대건설의 경영위기와 동아건설 퇴출이 ‘태풍의 눈’으로 작용하면서 ‘대마불사’의 원칙이 깨진 한해로 기록됐다.
그러나 극심한 불황의 터널 속에서도 실수요자용 부동산이나 올해 첫 선을 보인 부동산 간접투자상품 등은 틈새시장을 형성하며 부동산시장에서 살아남았다. 업체간,지역간 양극화현상도 심화됐다.다사다난했던 뉴밀레니엄 첫해의 건설부동산시장을 4회에 걸쳐 결산해본다.<편집자 주>

◇부동산시장= 연초 주택 신규분양 및 전세시장의 초강세를 계기로 강한 회복세를 타면서 상큼하게 출발,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으로 기대됐다.그러나 지난 4월 수도권 준농림지 난개발 파동과 지난 5월말 재건축용적률 규제강화라는 악재가 잇따라 터져 나오면서 급전직하,초가을에 접어들면서부터는 한겨울 한파 못지않은 냉랭한 시장상황을 연출했다.

주택시장은 지난 1∼3월중 월평균 0.5% 이상씩 오르던 아파트 매매가는 준농림지및 재건축용적률 규제강화 조치 이후 4월에는 0.2%로 둔화됐고 5,6월에는 0.2%씩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하다가 11월 들어서는 0.4% 떨어졌다.전셋값도 4월을 고비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다 9월 2.1% 상승으로 반짝경기를 보인뒤 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1.2% 정도의 보합세를 보이다 11월에는 0.6% 하락으로 들어섰다.

정부의 벤처산업육성 정책에 힘입어 장밋빛 전망을 펼치며 경제회복의 선도산업임을 자임하던 벤처열기도 상반기를 넘기지 못하고 이내 식어버리고 말았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반기에 접어들어 일부 벤처사업가의 ‘금융놀음’이 세상에 폭로되면서 벤처산업의 주수요 부동산인 사무용빌딩과 오피스텔시장을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제2차 기업구조조정이 가속화되면서 수백억,수천억원대의 초대형 건물들이 잇따라 쏟아져나와 매물이 홍수를 이루면서 값이 폭락했고 이를 틈타 외국의 투자기업들이 대거 몰려들어 통째로 삼켰다.

이런 가운데서도 중소형아파트 및 임대아파트,택지개발지구내의 단독택지 및 근린생활시설용지,주공단지내 상가 등 이른바 실속형 부동산 투자열기가 시장분위기를 주도했다.여기에 부동산투자신탁상품이 증권시장의 대체상품으로 등장,향후 부동산투자신탁제도(REITs) 활성화에 대한 가능성을 열기도 했다.

아파트의 경우 이른바 ‘한강조망프리미엄’이 고급아파트시장을 주도했는가 하면 서울지하철 6,7호선의 개통으로 신설 지하철역세권 아파트나 재건축 대상 아파트들은 나름대로 호황을 맞본 한해다.

토지시장은 준농림지 규제조치와 그린벨트 해제 지연,신도시개발 유보 등과 함께 실물경기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극심한 거래부진속에 가격은 게걸음을 했다.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0월말까지 전국에서 거래된 토지는 총 130만9000필지에 4억6752만평으로 지난해 같은 거래면적 4억9911만4000평에 비해 6.3% 감소했다.땅값 상승률도 올 1·4분기 0.53%로 상큼하게 출발했지만 2·4분기에는 0.37%,그리고 3·4분기들어서는 0.23%로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됐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대규모 개발이 추진중이거나 구체화되고 있는 지역,택지개발지구의 단독 및 근린생활용지 등 소규모 실속파용 토지를 위주로 일부 틈새시장을 형성했다.

◇건설시장=물량감소에 업체난립으로 인한 국내 건설시장 위축,간판급 해외건설업체의 경영위기에 따른 해외건설 위기로 대별된다.

연초 대형 초고급 아파트 공급확대 등으로 다소 과열된 상황에서 출발했던 주택건설시장은 정부의 난개발문제 해소를 위한 준농림지규제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요가 실종되고 이로인해 주택건설이 크게 위축됐다.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올들어 10월말 현재 전국주택공급물량은 34만1203가구로 연간목표치 50만가구의 68%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다.건교부는 연말까지는 40만가구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래도 목표치보다 10만가구 정도가 미달되는 수치다.

지난 4월 건설업면허가 완전 개방되면서 업체수도 큰 폭으로 늘어 지난 90년 918개에 불과하던 일반 건설업체수는 95년 2958개,지난해에는 5137개 그리고 올들어서는 7900개를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반면 지난 97년 74조9240억원에 달하던 연간 공사발주액은 올해 59조1000억원 수준으로 떨어져 업체당 평균수주액이 97년 194억원에서 75억원수준으로 내려앉았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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