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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수신구도 급변…우량銀 장기예금 몰려 금리부담,경영악화 우려

이영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5 05:32

수정 2014.11.07 11:42


우량은행과 비우량은행간 수신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하나·신한·국민은행 등 우량은행에는 1년 이상 정기예금이 몰리고 있다. 반면 한빛·조흥·외환 등 비우량은행에서는 정기예금보다는 수시입출이 가능한 초단기예금인 요구불예금이 더 많이 늘고 있다. 예금자들이 급변하는 금융구조조정과 내년도 예금보호한도 축소 등을 감안해 안전한 우량은행으로 장기자금을 옮기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량은행-장기 예금,비우량은행-단기 예금’의 수신구도가 굳어지면서 우량은행들은 고금리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비우량은행들은 대외신인도 추락을 겁내고 있다. 그러나 양대 우량은행인 국민-주택은행의 경우는 합병에 반대하는 노조의 파업으로 최근들어 장단기 자금의 동시이탈도 예상된다.


◇은행 수신구조 변화=하나은행의 경우 지난 11월말 8조6382억원이던 1년이상 정기예금 잔액이 이달 18일에는 9조1388억원으로 5006억원 늘었다.같은 기간 요구불예금은 6조2112억원에서 6조1781억원으로 331억원 감소했다.신한은행도 1년이상 정기예금이 11월말 9조2626억원에서 이달 19일에는 9조3490억원으로 864억원 증가했으나 요구불예금은 8조3262억원에서 8조3156억원으로 106억원 줄었다.


반면 조흥은행은 11월말 12조1184억원이던 요구불예금이 이달 19일에는 12조7104억원으로 15일(영업일수 기준)만에 무려 5920억원 늘었다.한빛은행도 같은기간 2조6939억원에서 2조9499억원으로 2570억원 증가했다.그러나 1년이상 정기예금은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환은행은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이 모두 줄었으나 정기예금 감소폭(3519억원)이 요구불예금 감소폭(1037억원)보다 훨씬 컸다.


◇우량은행 수익성 악화 우려=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1년이상 정기예금이 우량은행에 몰리면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이는 현재 은행권이 판매중인 요구불예금 금리는 연 1.0∼2.0%인데 반해 1년이상 정기예금은 연 6.8%(고시금리)∼7.4%(만기지급시)에 달해 금리차가 최소 5%포인트를 넘기 때문. 은행이 1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할 경우 정기예금을 받은 은행은 요구불예금을 받은 은행보다 5배 가량의 높은 금리를 제공해야 하는 것이다.

정지만 상명대 교수는 “요구불예금의 비중감소와 정기예금의 확대는 은행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며 “특히 시장실세금리가 지금처럼 계속 하락하는 경우에는 고정금리부 정기예금의 확대가 은행 수익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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