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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기업·기업인―TI코리아 손영석 사장] 한국업체와 ´相生´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6 05:33

수정 2014.11.07 11:42


반도체 관련 전문업체인 TI코리아의 손영석 사장(45)은 “올해 55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약 16%가량 늘어난 실적”이라고 밝혔다.

손사장은 내년 사업계획과 관련,“디지털 신호처리(DSP)와 아날로그 분야에 집중할 것”이라며 “특히 아날로그 분야는 디지털시대에도 꼭 필요한 분야로 TI가 강점을 살려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손사장은 특히 TI코리아가 지속적으로 펼쳐온 국내 기술전문인력 양성사업과 관련해 내년 기술전문 학원설립도 추진중이라고 덧붙였다.

손사장은 TI코리아에서 지난 9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사장에 취임했다.

◇주요 사업전략=TI코리아의 주요사업전략은 ▲특화 및 전문화 ▲개방화 ▲인력양성 및 교육 ▲토착화를 위한 사원복지제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 88년 미국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한국 현지법인으로 설립된 TI코리아는 80년대말 한국과 일본기업들이 D램 사업에 경쟁적으로 참여하면서 위기에 몰리게 됐다. 이에따라 TI코리아는 지난 90년대초 전 사업분야중 절반을 차지하던 D램분야를 축소하고 대신 시스템IC(비메모리)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전자제어 부품공장을 설립하고 지난 86년 설립한 반도체 응용기술 연구소를 대폭 비메모리 연구분야로 전환했다.


손사장은 TI코리아의 이같은 사업방향이 국내업체와 출혈경쟁을 지양하고 한국 전자제품 설계에 적합한 비메모리 반도체를 공급해 국내업체와 공존하는 ‘특화및 전문화’ 전략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TI코리아는 지난 82년 TI가 DSP를 처음으로 제조, 상용화한 뒤 경쟁업체에도 DSP관련 툴과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개방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손사장은 이같은 개방화 전략이 시장 자체를 확대시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각 대학에 DSP연구소와 툴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사장은 TI코리아의 또 다른 특징적인 전략으로 기술인력에 대한 집중적인 양성을 꼽았다. TI 코리아의 연구인력은 입사후 6개월에서 1년간 미국·일본·유럽 등에서 반도체 설계에 관한 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 손사장은 TI코리아가 최근에는 제품과 시스템에 관한 1∼3개월 단기 교육을 지속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어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는 ‘기술사관학교’라는 명성도 얻고 있다고 자부했다.

손사장은 이밖에 TI코리아가 한국기업과 공존공생을 위한 마케팅을 채택한 만큼 일정 규모 이상 이익은 사원에게 배분하는 이익분배 프로그램, 사원 주식할인매입제도, 지원부서에 대한 업무개선 보상제도등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손사장은 이같은 프로그램에 따라 사원들의 업무만족도가 높아 이직률도 타회사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자랑했다.

◇투자및 지원 프로그램=TI코리아는 지난 98년부터는 ‘DSP 디자인 하우스’ 투자 프로그램을 마련, TI의 기술과 제품을 활용해 신제품을 개발하는 벤처업체나 기업에 각종 관련 기자재 및 툴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같은 지원을 통해 매출액이 발생하면 매출액의 4∼10%를 해당업체에 인센티브로 지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미디어컴·사람과 기술·매직아이·터보테크·제이슨테크 등이 지원을 받고 있다.

손사장은 TI코리아가 이밖에 미래 고객확보 차원에서 대학에도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격년제로 실시중인 ‘DSP 디자인 콘테스트’를 개최하는 것을 비롯, 각 대학에 개발장비를 무상 또는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또 해외 DSP 전문가를 초빙한 초청강연을 통해 대학및 학술단체들을 대상으로 정보교류의 장도 수시로 마련하고 있으며 대한전자공학회·음향학회·연세대 신호처리센터 등과도 긴밀한 산학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이와함께 각 대학의 도서관에는 DSP관련 자료및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손사장은 현재 국내 27개 대학에서 TI의 DSP장비를 활용하고 있으며 7개 대학에는 각 대학마다 1억원 상당의 DSP 개발장비를 공급해 관련 연구소를 운영중이라고 소개했다.

이밖에 미국의 TI본사에서 고성능DSP 응용기술 개발촉진을 위해 전세계 대학을 대상으로 2500억달러의 연구비를 지원키로 하는 프로젝트도 시행중으로 제안서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와 한양대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경영 방침=지난 97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손사장은 차별화 개방화 합리주의를 경영방침으로 설정했다.


손사장은 고객이 가장 핵심적으로 필요로하는 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해 불필요한 경쟁을 방지하고 사업성과를 높이는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또 글로벌시대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술의 개방을 통해 사용자 저변을 확대, 세계시장을 넓혀가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손사장은 이밖에 시간관리·물자관리 등에서도 낭비요소없는 투명한 업무수행을 강조,합리적인 행태가 경쟁력 제고의 또다른 한축이 된다고 강조했다.

◇손영석 사장 약력

▲45세

▲성균관대 전자공학과 졸업

▲삼성전자 가전연구소

▲TI 반도체 영업부장

▲TI 반도체 영업대표

▲TI코리아 반도체 사업부 부사장

▲TI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 smnam@fnnews.com 남상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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