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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선정 2000 국내경제 10대뉴스]

김종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7 05:33

수정 2014.11.07 11:41


◇남북정상회담·경협 추진

광복 이후 처음으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6월 13일 평양에서 만났다. 양 정상은 5개항의 ‘남북공동선언’에 서명, 분단의 역사에 새 장을 펼쳤다. 그 여파는 경의선 연결공사 착수·장기수 송환·대북 식량지원·남북경협위원회 설치·남북국방장관 회담 등 ‘해빙’으로 이어졌다. 내년 봄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울에 온다. 또 북한 조명록 차수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교환 방문하는 등 북·미 관계 개선의 계기도 됐다.

◇불법대출 ´정현준게이트´

지난 10월 한국디지탈라인 정현준 사장과 11월 MCI코리아의 진승현 사장 등 젊은 벤처기업인 2명이 서민 금융기관인 금고를 주가조작과 로비를 위한 자금조달 창구로 이용하다가 검찰에 적발됐다.
불법대출사건은 벤처업계 뿐 아니라 정치권 등 사회전반을 흔들어 놓았다.

정 사장과 진 사장은 자신들이 대주주로 있던 동방·대신금고와 열린금고로부터 600억여원과 337억여원을 각각 불법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구속됐다.

◇자금 고갈 ‘위기의 벤처’

지난 4월 블랙먼데이 이후 코스닥시장이 폭락하면서 벤처업계는 빈사상태에 빠졌다. 특히 마땅한 수익원이 없는 닷컴기업들은 갑자기 자금줄이 막혀 어려움을 겪었고 테헤란로에는 ‘대란설’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자금난이 심화하면서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는 벤처 매물이 쏟아져 나왔다. 올 한해 동안 70여건의 M&A가 성사됐고 아직도 80여건이 주인을 찾고 있다. 창업투자사 200여곳 중 40%가량이 하반기 들어 신규투자를 중단한 가운데 진승현·정현준 게이트로 자금시장이 더욱 얼어붙자 벤처업계는 혹독한 구조조정을 통한 생존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독창적 수익모델을 갖추거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벤처기업들이 약진, 새로운 희망을 던져주었다.

◇국민+주택 슈퍼뱅크 탄생

국내 양대 우량은행인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은 2차 은행권 구조조정 작업 가운데 ‘용의 눈동자’에 해당한다. 이로 인해 세계 63위권의 초대형은행이 국내에 탄생하게 되며 나머지 은행들의 합병구도에도 촉매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그러나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12월22일 전격 발표된 두 은행의 합병은 앞으로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는 두 은행 노조를 설득해야 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와 은행의 경영진들 또한 노조 저항에 물러날 경우 엄청난 통치권 누수를 초래하기 때문에 양자 간 후퇴없는 대결 양상을 펼치고 있다.

◇대우車 부도… 매각 불발

대우자동차의 해외매각 불발 및 부도처리는 국내 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1차 협력업체 504개(종업원 30만명)를 비롯해 하청업체 9360개사 직원들은 올 한햇동안 부도공포에 떨어야 했다.또 11조400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갖고 있는 금융권(제2금융권 포함)은 ‘대우차’ 침몰에 전전긍긍했다.다행히 지난 11월에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면서 대우차는 일단 갱생의 발판을 마련한 상태.그러나 제너럴모터스(GM)와의 매각 협상은 아직도 ‘산넘어 산’이다.
◇증시폭락…코스닥 여섯토막

거래소시장은 올해 1059.04로 시작하더니 연초보다 52.35%나 급락한 지수 504.62로 올해를 마감,연초지수가 연중최고치가 됐다. 코스닥지수는 266.00으로 시작한 뒤 지난 3월10일 장 중 292.55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으며 이후 폭락세로 돌변,52.58로 한해를 마감했다. 연초대비 80.23%나 급락하는 과정에서 사상최고치와 최저치를 한해에 기록했으며 황제주의 탄생과 몰락이라는 부침도 겪었다.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

현대건설 유동성 위기는 5조7000억원의 과도한 부채로 인해 촉발됐다. 신용평가기관들이 7월 일제히 건설 신용등급을 낮추자 유동성 위기는 더욱 고조되었으며 8월말에는 급기야 1차 부도까지 발생했다. 지난 11월20일 현대건설이 최종으로 마련한 자구안을 이행한 결과 부채규모가 4조4000억원 규모로 줄어들면서 수그러들었다. 이 과정에서 현대자동차 그룹이 9월1일자로 계열분리됐으며, 전자와 중공업의 계열분리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됐다.

◇´空적자금´ 추가조성 논란

공적자금 추가조성 문제는 올해 금융분야 최대 이슈였다.논란 끝에 정부의 40조원 추가조성안이 지난 1일 국회 동의를 얻어냈지만 이 과정에서 이미 투입한 110조원의 공적자금 사용에 대한 책임문제가 강하게 제기됐다.

정부가 지난 10월 국무회의에서 신속한 금융구조조정의 완결을 위해 공적자금 40조원을 추가조성키로 결의했을 때 일부에서는 내년 만기도래하는 예금보험기금 채권 상환자금 등을 포함, 사실상 50조원에 가까운 어마어마한 금액을 또다시 투입하려는 정책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IMT―2000 사업자 선정

‘꿈의 통신’으로 불리는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사업자가 수개월에 걸친 지리한 기술표준공방 등 우여곡절 끝에 12월15일 확정됐다.비동기식으로 사업허가 신청을 했던 SK텔레콤과 한국통신은 사업권을 거머쥔 반면, LG글로콤과 동기식으로 허가신청을 냈던 하나로통신은 탈락했다.이로써 국내 통신시장은 SK텔레콤과 한국통신 ‘2강체제’로 양분됐다. 정보통신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추진하던 LG그룹은 사업계획의전면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한편 정부는 아직 주인을 못찾은 동기식 1개 사업자를 내년 2월까지 선정한다는 방침이나 LG의 동기식 사업 포기 선언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진통속 의약분업 실시

의약분업은 출발부터 국민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준비 부족 속에 태동한 의약분업은 의사들이 2월부터 다섯차례나 집단 폐업·파업하면서 수술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헤매는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정부가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제어하지 못해 집단 이기주의 만연의 단초가 됐다. 의·약·정은 11월 어렵게 약사법 개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개정 약사법은 담합약국 위헌시비, 거동불편자 분업 제외 등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어 정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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