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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 증시]´상승´字 만 들려도 ´출렁´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7 05:33

수정 2014.11.07 11:39


국제 원유가 역시 지난 한해 동안 한국경제를 주무른 외생변수였다. 미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나 북해산 브렌트유가격이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마다 국내 증시는 출렁거리기 일쑤였다. 이들 유종의 유가가 오르면 기타 유종의 유가도 오르기 마련이어서 유가 상승의 ‘상’자만 들려도 주가는 하락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사들이는 유종은 두바이산으로 이들 유종과는 다르다. 다만 이들 유종의 가격이 오를 경우 가격이 따라 올라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증시반응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두바이산 원유는 우리나라 수입원유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고 가격도 WTI나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2∼3달러 낮은 게 보통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동절기 수요증가에 따른 수급차질이 첫번째 요인이다.
둘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인위적인 감산에 따른 공급감소며,셋째는 국제분쟁에 따른 감소,넷째는 선물 및 현물시장에서의 투기로 인한 감소가 꼽힌다. 산업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의 유가 상승은 수급차질보다는 투기세력들의 ‘투기’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르면 무역수지는 10억달러가 감소하고 물가는 0.17%포인트 오르는 반면 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석유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설득력이 있지만 우리 증시는 그렇지 못했다.

국제유가(두바이산 기준)는 지난 99년 연평균 배럴당 17.2달러였다.
그러나 올 들어 1월23.41달러로 오르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탄 끝에 지난 11월15일에는 31.93달러까지 치솟았다. 12월 들어서는 이라크의 수출 재개에 따른 공급증대라는 희소식에 19달러대까지 떨어졌지만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았다.
유가가 오를 때는 악연향을 미쳤지만 내릴 땐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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