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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와 증시]삼성·현대전자 내리막길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7 05:33

수정 2014.11.07 11:39


2000년 증시를 휘어잡으며 주가하락을 부채질 한 요인 중의 하나가 반도체 가격이다.반도체는 우리나라 총수출에서 15.3%(1∼11월기준)를 차지하는 중요 수출품목이다.지난해 반도체 수출은 188억8000만달러였고 올해는 2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연간 무역수지 흑자도 60억달러(추정)나 되는 수출효자 품목이다.

그러나 수출단가 하락은 곧바로 반도체 수출업체의 수익성 하락과 직결된다.비록 물량증가를 통해 수출규모는 늘지만 단가가 떨어져 이윤이 줄어들기 때문이다.반도체 가격 하락소식이 외신을 타고 입전될 때마다 반도체 생산업체인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가가 춤을 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 반도체 가격은 주로 북미 현물시장(AICE) 가격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게 산업자원부측 설명이다.64메가D램을 기준으로 할 경우 지난 1월 개당 가격은 평균 8달러대였다.그러나 비수기로 접어든 2∼3월 수요감소로 개당 5달러대로 가격이 하락했다가 7월 들어서는 개당 9달러대까지회복했다.그러나 9월 중순까지 반도체 가격은 급락을 거듭하다 12월 들어서는 개당 3달러선까지 하락,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가격하락으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가는 죽을 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9월22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일대비 13.64%나 하락했다. 거의 하루전 현물시장에서 64메가 D램 가격이 6.29달러에서 9센트 하락했다는 소식이 날아든 게 인화점이 됐다.이어 10월17일에는 13.29%가 또 하락했다.역시 16일 D램가격이 개당 5.54달러에서 5.10달러로 내린 게 주된 이유였다는 후문이다.현대전자 주가 하락도 거의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10월23일 주가는 14.81%가 하락했다.D램 가격이 5.53달러에서 5.18달러로 떨어진 게 일조했음은 물론이다.

8월 말 680선이었던 종합주가지수는 11월3일 560.41로 120포인트 정도 하락했다.그간 2단계 금융구조조정과 정현준 사건 등 굵직한 악재들이 있긴 했지만 지수에 영향을 주는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주가하락이 큰 역할을 했음은 부인할 수 없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 john@fnnews.com 박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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