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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장 구속 배경]부실경영자 문책 '본보기'

남상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8 05:33

수정 2014.11.07 11:39


정부가 2차 공적자금 투입을 앞두고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기 시작했다.

이번 장영수 대우건설 사장 겸 대한건설협회 회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26일 검찰에 불려갔다가 27일 전격 구속된 것은 대우그룹 부실경영에 대한 타깃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건은 외형상으로는 대우건설이 인천시 북구 공촌동 18만1620평에 ‘청과물 저온 저장고 신축’사업을 추진하면서 공금 15억원을 ‘에이엠 이스트’ 김성훈 대표에게 지급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유용한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대우건설 관계자는 K청과 주식 15만주(액면가 1만원)를 담보로 잡은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장사장은 (주)대우 건설부문을 직접경영할 때도 자금과 회계부문은 무역부문에서 관리,깊숙이 개입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사장이 전격 구속된 것은 대우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해석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대우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그래서 공적자금 투입에 앞선 국면전환용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현실적으로 단죄대상인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해외에서 들어오지 않고 있어 처벌이 어려운 정부의 입장을 감안할 때 대우건설부문에서 14년동안이나 전문경영인으로 근무해온 그를 타깃에서 제외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번 장회장 구속을 계기로 (주)대우,대우통신 대우자동차 대우중공업 등 과거 대우그룹 계열사 경영을 책임졌던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경영부실에 대한 문책이 줄을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대우건설은 장사장이 지난해 2월 대한건설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주)대우 경영에는 거의 개입하지 않았던 만큼 장 사장 구속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은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이 (주)대우에서 27일 분리되자마자 이번 사건이 터져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도 최원석 전 회장의 낙마에 이어 장 회장까지 불미한 일에 연루되자 안타까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장사장은 건협회장외에도 지난 95년부터 펜싱협회장과 아시아펜싱협회장을 맡아왔으며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펜싱에서 금메달을 딴 김영호 선수의 후원자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 지난달에는 동양 최대의 수직터널 공법을 이용한 수력발전소를 건립한 공로로 라오스정부로부터 외국인 최초로 국가개발 유공훈장을 받기도 했다.

/ somer@fnnews.com 남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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