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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상화 합병 가속도]금융구조조정 ´엔진´ 달았다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29 05:34

수정 2014.11.07 11:37


금융산업노조가 28일 파업을 철회하고 국민·주택은행장이 합병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국민·주택은행을 필두로 한 ‘금융구조조정’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국민·주택은행 노조의 파업과정에서 벌어진 노정간 힘겨루기 결과 정부쪽으로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 때문이다. 국민·주택은행의 합병 추진은 금융지주회사 설립뿐 아니라 하나·한미은행의 합병문제,신한은행 등 다른 은행들의 전략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주택은행 합병 가속화=두 은행 노조가 파업을 철회한다고 발표하자마자 국민·주택은행장은 기다렸다는 듯이 ‘합병 추진위원회 구성’ 등 합병 추진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김상훈 국민은행장은 지난 28일 내년 6월말을 목표로 서둘러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행장은 또 연내 합병추진위원회가 발족되기는 힘들 것이지만 합병 추진위 구성안을 연내에 마무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주택은행장도 이날 “빠른 시간내에 두 은행의 합병을 추진할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해야 할 것”이라며 “합병추진위에는 은행장이 배제된 채 두 은행의 사외이사 1인,상근이사 1인과 합병추진위 의장이 모든 합병작업을 추진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특히 두 은행장은 “합병은 노사합의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하며 노조 반발에 대해 더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조만간 합병추진위 구성을 시작으로 합병비율 및 합병은행명,존속법인 등에 대한 두 은행간 합병협상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회사 설립 본격화=정부는 내년 3월까지 한빛·평화·광주·경남은행과 하나로 종금을 하나로 묶는 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6개 은행중 평화·광주·경남·제주은행은 구조조정에 동의한다는 노조 동의서를 이미 예금보험공사에 제출했다. 나머지 2개 은행도 개별노조와 협상을 통해 노조동의서가 포함된 이행계획서 제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6개은행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시작으로 지주회사 편입 및 해외매각(서울은행)을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삼신·한일·현대 등 부실 생명보험사는 처리방향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지주회사편입은 내년초로 결정이 미뤄졌다.

또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코메르츠은행이 한빛은행 주도의 금융지주회사에 외환은행이 참여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대형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려던 정부의 금융구조조정계획은 약간의 차질이 예상된다.

◇하나·한미은행, 신한 등도 영향=하나·한미은행은 전략적 제휴를 맺은 이후 연내 합병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한미은행의 대주주가 칼라일로 바뀌면서 합병비율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연내 합병 발표가 사실상 무산된 상태이다.

그러나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추진이 본격화되면 이들 두 은행도 합병압력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우량은행이 나중에도 우량은행으로 남아 있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융전문가들은 조만간 칼라일 컨소시엄이 하나은행과의 협상에 나설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에서 신한은행과 조흥은행도 새로운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현재 외국자본 유치를 통해 지주회사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신한 및 조흥은행도 국민·주택,하나·한미 등의 적극적인 합병 움직임에 자극받아 지주회사 설립 추진은 물론 기타은행과의 합병 추진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rich@fnnews.com 전형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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