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시아 물류전쟁―한국의 도전]대륙行 특급질주 하늘은 세계로 활짝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31 05:34

수정 2014.11.07 11:37


21세기는 국경없는 경제전쟁 시대.세계 각 국의 경제활동 무대가 자국의 영토를 넘어 주변국가,나아가 지구촌 전체로 확대된다.이를 가능케 하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중 하나가 바로 물류화다.따라서 물류화 정도에 따라 무한 경쟁시대에서 국가 또는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급속한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동북아 물류시장 선점경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물류 현주소와 경쟁상대국 일본 및 중국의 물류시스템 구축현황을 4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주】

한반도를 동북아판 네덜란드로………

경의선과 경원선 복원,남북간도로연결,개성공단개발 등 남북경제협력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동북아 물류거점,물류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힘찬 나래가 시작됐다.

정부는 지난 99년말 한반도 물류거점화의 기본골격인 국가기간교통망계획(2000∼2019년)을 마련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이를 구체화한 중기교통망계획(2000∼2004년)을 확정했다.

20년단위 장기구상인 국가기간교통망계획은 총 335조원의 자본을 들여 전국간선도로망을 남∼북 7개축,동∼서로 9개축의 거미줄망을 구축하고 수도권과 주요권역을 연결하는 X자형 한반도종단 고속철도망을 건설하는 한편 전국에 거점공항을 구축함으로써 동북아의 관문으로 만들자는 게 골자다.

여기에 부산신항과 광양항을 중추항만으로 개발하고 권역별 물류기지와 유통단지를 개발,연계시킴으로써 국가 경쟁력 확보는 물론 명실공히 동북아의 물류강국으로 도약하자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김세찬 건설교통부 수송정책실장은 “이러한 중장기 계획을 통해 지난 97년말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4.4%수준에 이르고 있는 교통혼잡비용을 오는 2019년까지 1∼2%대로 낮추고 GDP의 16.5%에 이르는 물류비용도 선진국수준인 10%대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실천전략인 중기교통망계획(2000∼2004년)에서는 5년간 94조원을 들여 동∼서간 7개,남∼북 7개축의 격자형 간선교통망을 구축키 위해 고속도로 2002km신설과,철도 2555km개선확충,부산 및 광양의 거점신항개발,인천국제공항확장 및 4개공항신설,기존공항확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정부가 이처럼 교통망구축에 열의를 쏟고 있는 것은 동북아에서 한반도가 가진 지경학적 입지여건을 최대한 살려 21세기 동북아의 물류거점을 선점하고 내부적으로는 물류비 증가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국가경제를 살리자는 데 있다.

◇한반도의 지경학(地經學)적 여건=한반도는 동북아 역내는 물론 유럽과 미국시장을 겨냥한 해운이나 항공루트 측면에서 주요 관문이며 교통요지다.한반도를 둘러싸고 동쪽으로는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일본이,서측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중국대륙이,북쪽에는 자원의 보고(寶庫) 러시아로 둘러싸여 일본의 물동량이 부산·광양항에서 한반도종단철도(TKR)와 러시아횡단철도(TSR) 또는 중국횡단철도(TCR)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황금노선의 첫 관문에 입지해 있다.

안병민 교통개발연구원 동북아연구팀장은 “ 한반도가 위치한 지경학적 입지가 네덜란드의 그것과 ‘닮은 꼴’이라며 섬국가이면서 경제 대국 일본을 업고 있는 점은 네덜란드와 영국관계를 연상케 하고 대륙쪽으로는 러시아와 차기 세계 경제를 이끌어갈 중국이 껴안고 있는 것은 네덜란드가 독일,프랑스 등 전 유럽국가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점과 같은 형세”라고 비유했다.


국가간 속성도 영국-독일-프랑스간에는 상호 양보할 수 없는 경쟁관계를 가지고 있는 점에 빗대어 보면 동북아권 역시 일본-러시아-중국간 민족감정을 포함한 경쟁관계라는 점과 유사하다.네덜란드와 한국은 그 틈바구니에서 이들 강대국간 완충역할을 하며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좋은 입지를 갖고 있다.

◇ 경쟁상대국의 물류거점 확보경쟁=우리나라를 중심으로 반경 2000km 안에 동북아 주요 대도시가 입지,배후지역 인구가 14억명에 이르고 여기에 싱가포르 포함하면 17억5000만명에 달한다.유럽최대 물류강국인 네덜란드 배후지역 인구3억7000만명보다 4배나 많다.

이 때문에 동북아 각국은 지역내 물류시장의 잠재력을 배경으로 물류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교통 및 물류시설을 앞다퉈 늘리고 대형항만 개발도 서두르고 있다.

중국은 연간 30% 이상씩 늘고 있는 화물물동량을 바탕으로 황해권내 샹하이 항을 오는 2002년까지 24개 대형컨테이너선 24개선석을 갖추는 확장공사를 진행중이고 푸동공항과 홍교공항을 신설 또는 확장중이다.

일본은 고베항을 비롯,도쿄·요코하마·오사카 등 4개 항을 중추항만으로 개발, 단계적으로 선석을 추가 확장중이다.공항시설도 지난해말 연간 3800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나리타공항을 완전 개항한 데 이어 지난 98년 3500만명수준으로 개항한 간사이공항도 단계적으로 4000만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홍콩역시 지난 98년 4월 첵랍콕 신공항을 3500만명수준으로 개항 한데 이어 오는 2040년까지 8700만명 수준으로 늘릴 계획이다.대만은 연간 2200만명을 수송할 수 있는 장개석공항을 보유하고 있다.

/ poongnue@fnnews.com 정훈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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