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FN에세이―몬덱스코리아 대표이사 김근배]겨울 무지개

장재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0.12.31 05:34

수정 2014.11.07 11:35


구약성경 창세기에서 하느님은 인간의 죄악을 물(洪水)로서 징벌하시고 노아를 통해서 다시 인간과 자연을 복원하셨다. 이 때에 하느님은 인간을 다시는 물로서 멸하지 않기로 언약하시면서 생육과 번성을 약속하셨다. 이러한 언약의 징표로 하느님은 무지개를 구름 속에 두시어 구름이 땅을 덮을 때 무지개가 구름 속에서 나타나 하느님의 언약을 인간들이 기억하게 하시었다.

올해 겨울은 유난히도 체감온도가 낮고 구름도 많게 느껴진다. IMF를 겪었지만 보란듯이 우등상으로 IMF를 조기 졸업할 줄 알았던 우리 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위기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구조조정의 지연과 실패에 기인한다.
가장 핵심이 되는 금융구조조정이 마무리되지 않아 금융경색이 심화되고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이 쓰러지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마치 의사의 처방처럼 정확한 진단과 치료방법이 분명해야 할 것이다. 우리 금융 산업의 부실화는 금융산업 자체의 도덕적 해이와 기업 구조조정이 완결되지 않아서 부실의 전이가 일어나는 합병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IMF초기, 은행산업의 1차 구조조정이 이뤄졌지만 대기업 구조조정이 끝나지 않았으므로 2년 만에 다시 금융산업의 부실이 재발된 것으로 진단할 수가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처방은 금융구조조정과 기업구조조정을 동시에 아주 신속하게 치료하여 또 다른 합병증을 유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공공부문 개혁과 노동 부분의 개혁없이는 구조조정의 과제는 미완성일 수 밖에 없고 지금의 세계 시장환경은 구조조정이 단발성이나 이벤트성으로 이뤄질 수 없고 변화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최근 정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금융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자, 강력한 의지로 은행산업의 개편을 서두르고 있다. 국민 모두가 절실히 이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은 다를 바 없을 것이며, 이를 계기로 위기에서 다시 힘차게 일어서는 우리의 용기와 지혜가 새해에 충만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적 번영과 정치 사회적 안정을 소원하는 우리들의 기도에 응답하는 하느님의 언약인 무지개가 얼어붙은 겨울 구름사이로 떠오를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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