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종간 벽을 허무는 겸업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단일 금융기관이 예금·보험·증권·투자신탁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취급하는 겸업화는 다양해지는 고객의 금융상품 수요를 맞춘다는데 일차적인 목적이 있다. 은행의 예금고객이 보험상품과 투신상품에 대한 수요도 높기 때문에 단일 종류의 금융업만으로는 이런 고객의 수요를 수용할 수 없다. 또한 은행·보험·투신 등 다양한 금융분야를 포괄한 상품을 개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다.
외환위기 이후 많이 줄기는 했으나 은행들은 지금도 증권·보험 등 많은 금융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들 자회사를 통해 종합금융을 지향하기 보다는 오히려 자회사 부실까지 떠안는 결과를 빚기도 했다.
금융겸업화는 단순히 기관 이름만 나열하는 ‘허장성세용’이 아니라 은행이나 보험 등 각 분야의 고유 업무를 재구성해 고객에게 제공하자는 차원에서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은행과 보험이 만나는 방카슈랑스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직은 제도상의 장벽으로 인해 은행 창구내에 별도 코너를 설치,보험사 직원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으나 올해부터는 보다 적극적인 겸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의 저축기능과 보험의 보장기능을 합친 다양한 형태의 보험상품도 선보일 전망이다.
지주회사 설립을 통한 겸업화는 올해가 원년이다.
산하에 증권·보험·투신 등의 자회사를 갖고 있는 신한은행은 올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은행과 이들 자회사들간의 부서를 업무분야별로 통폐합한다. 지주회사에는 신한은행과 자회사들 뿐만 아니라 위탁경영을 거쳐 인수·통합예정인 제주은행도 편입된다. 신한은행의 지주회사 설립이 완료되면 기존의 기관명칭은 사라지고 새로운 소매은행·도매은행·투자은행·전산자회사 등이 설립된다.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은 신설법인의 자회사로 두 은행이 편입되는 지주회사 형태의 합병안을 발표했다. 두 은행은 합병으로 은행업무에서 감축되는 인원을 새로 진출하게될 보험·증권 분야에 투입한다고 밝혀 신설법인이 종합 금융서비스를 추구하는 지주회사임을 시사하고 있다.
정부가 2월께 설립하는 금융지주회사도 종합 금융그룹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지주회사에는 한빛·평화·광주·경남은행 등과 정부가 공적자금을 투입하고 인수한 4개 종금사가 들어간다. 뿐만 아니라 보험사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리되는 1∼2개 생명보험사도 지주회사에 추가될 예정이다.
산업은행도 올해 지주회사를 세우고 여러 금융기관을 산하에 배열할 방침이다.
조흥은행은 내년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목표로 올해 준비작업을 한다. 또 보험사와 종금사 인수를 계획하고 있다.
/ kschang@fnnews.com 장경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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