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삼보테크, '기술 한우물 불황 뚫었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2 05:35

수정 2014.11.07 16:53


풍성한 수확과 결실을 가져온다는 뱀해를 맞아 부산지역의 한 중소기업이 기술력으로 불황을 �K고 고속 성장하고 있어 화제다.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의 핵심부품 액정표시소자(LCD MOUDLE)제품 조립생산업체인 삼보테크(대표 정현구·45).

지난 98년 창업한 이 회사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체와 불황속에서 설립 2년만에 12명 직원이 282명으로 늘어나는 등 중견기업으로 급성장했다.

또 매출액도 창업 첫해 2억1000만원, 지난 99년 46억원, 지난해 70억원으로 ‘아메바성’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 원동력은 ‘기술밖에 살길없다’는 정사장의 끝질긴 기술개발과 도전정신.

정사장은 삼성SDI(당시 삼성전관)에 근무할 당시 개인돈 8000여만원을 들여 업무가 끝난 밤 혼자 연구를 거듭, 무선통신기기의 상품성을 한차원 높일 수 있는 장비제작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신개발품은 액정표시판(LCD)과 반도체칩(LSI CHIP)을 분리, 설치해 온 기존 방식을 탈피, 액정표시판위에 반도체칩을 바로 탑재할 수 있는‘COG(CHIP ON GLASS)본딩 장비’. 이 장비는 이미 개발된 일본 제품보다 성능면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사장은 당시 재직중인 회사가 설비투자를 할 수 없는 처지인데다 기술을 인수할 국내투자자들도 선뜻 나서지 않아 애를 태우자 기술을 사장시킬 수 없다는 생각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이로써 탄생한 삼보테크는 이 장비를 이용해 무선통신기기에 문자와 그림 등을 표시하는 액정표시소자 제품을 조립생산, 삼성SDI에 납품하면서 현재 국내 COG방식의 휴대폰 중 50%가량을 점유하는 탄탄한 중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11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부산에서 처음, 전국에서 네번째로 ‘싱글PPM 품질인증서’를 받은 것은 물론 최근 벤치마킹하려는 업체들이 줄을 잇는 등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창업의 길이 마냥 순탄했던것만은 아니다.


“사업 초기자금을 마련키 위해 친인척과 관계기관에 발이 닳도록 뛰어다녔는데다 전문기술이 전혀 없는 직원과 생소한 장비로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몇개월 동안 시행착오를 거치며 야전침대를 갖다놓고 24시간 회사에서 생활하기도 했지요.”

정사장은 “기술력과 시장성 있는 아이템이 주효하기는 했지만 어떤 어려움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한번 해보자’며 똘똘 뭉친 직원들의 희생이 회사를 반석위에 올려놓게 됐다”면서 “이제 첫걸음에 불과하다”며 새해부터 의욕을 다졌다.

/ jkyoon@fnnews.com 윤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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