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트리플 4?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2 05:35

수정 2014.11.07 16:52


정부가 밝힌 새해 경제전망은 그래도 장밋빛이다. 금년도 세출예산 가운데 투자비 30조원을 포함하여 최대 70조원을 상반기에 조기 배정하고 투자촉진책을 강구하면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새해 경제는 5%대의 성장에 실업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에서 안정된다는 것이다.

새해를 맞이하여 정부가 의욕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고 경제회복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자신감의 상실이 소비를 더욱 위축시키고 경제를 침체에 빠지게 하는 요인이 되는 점을 상기할 때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경제회복을 이루려는 정부의 의욕이 모두 계획대로 이뤄지기를 간절히 기원하면서도 우리는 새해 경제 전망에 대해 몇가지 우려를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경기를 부양한다면서 어떻게 구조조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우려다. 정부는 수술에 앞서 체질강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경기부양책을 쓸 수밖에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보이나 자칫 부양책이 개혁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면 하반기에 기대하는 경기회복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미 한국개발원(KDI) 등에서는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면 성정은 난망한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으며 우리도 이에 동의한다.

예산의 조기집행에 의한 부양책 또한 문제가 적지 않다. 재정적자가 늘어나는 것도 문제려니와 예산이 배정되더라도 실제로 집행되기 까지에는 2∼3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반기중에 얼마만큼 실효가 있을지 의문이다.

정부의 경제운용이 계획대로 효험을 나타내지 않을 경우 우리는 ‘트리플 4’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성장과 실업 물가 등 세가지가 모두 4%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우려다.

작년 10월 새해성장률을 5.4%로 전망했던 KDI는 12월에는 5.1%로 수정하는 등 예측기관들의 전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아예 4%로 내다봤다.
실업률도 한국은행과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는 4.3%로 예견하고 있다. 물가 또한 이미 3%대가 오른 작년의 상승률이 금년으로 이월될 요소가 다분하며 환율과 국제유가동향에 따라 매우 불안한 실정이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원하지 않는 ‘트리플 4’의 가능성에 미리 대처하는 지혜를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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