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이른바 ‘1월효과’이기는 하지만 개장 첫날 주가가 16포인트나 상승한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과거 10년간 개장일 주가가 오르면 연간 주가도 오를 확률이 70%나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진념 재정경제부 장관은 올해 경제 정책의 최우선 과제는 증시를 살리는 데 있으며 그러나 직접적인 부양책보다는 희망과 비전 제시로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는 ‘심리전법’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구체적 방안으로는 상반기 중에 코스닥 선물시장 개설,하반기에 들어서는 24시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는 대체거래 시스템(ATS) 도입,그리고 투기등급 채권을 거래하는 ‘정크본드 시장’개설을 제시했다. 특히 투기등급 채권시장이 지금처럼 동결된 상태로는 기업금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정크본드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9%의 성장과 100억달러에 이르는 경상흑자를 기록하는 등 지표상으로는 나무랄 데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는 그렇지 못한 문제점을 들어냈다. 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가 코스닥에서 비롯된 자산 디플레이션 때문이라면 증시 부양은 이러한 괴리를 메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그러나 직접적인 부양책은 또 다른 왜곡을 유발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리전법’에 중점을 두겠다는 정책방향 또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책과 정책 운용방향이 올바르다고 해서 반드시 소기의 효과를 거두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지표와 체감경기의 괴리현상은 경제위기가 실제 이상으로 증폭된,다시 말하면 정부의 경제운용과 정책이 시장에서 제대로 반영되지도 수용되지도 못했다는 것을 뜻한다. 지금 시장은 불신·불안·불확실성 등 이른바 ‘3불’현상의 지배를 받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책임의 대부분은 일관성 없는 정책에 있다. 원칙을 흔드는 임시방편의 비상조치가 남발되는 한 불신·불안·불확실성 등 ‘3불’의 확산은 막을 수가 없으며 이를 뿌리 뽑지 않고는 투자자의 심리를 안정시킬 수도 없고 시장 기능을 바로잡을 수 없음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 투자 심리를 안정시키려 하기에 앞서 우선 ‘3불’을 제거하여 투명성 확보가 필요한 까닭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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