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美 금리인하 효과]뉴욕發 호재,들뜬 서울…성급한 ´랠리´ 기대

송계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1.01.04 05:36

수정 2014.11.07 16:49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로 세계 증시가 폭등세를 보이면서 미국 금리인하가 국내 금융시장과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일(현지시간) 연방기금 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금리인하 조치를 전격 발표, 나스닥지수가 324.82포인트, 14.17%나 폭등했고 다우지수는 299.60포인트, 2.81% 올랐다.

4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미국 증시 폭등세에 힙입어 종합주가지수는 36.59포인트, 코스닥지수는 4.61포인트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초강세를 보이며 1300원선을 위협하던 원·달러환율이 급락세를 나타내는 등 금융시장도 안정세를 회복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증권전문가들은 과거 미국이 금리를 인하했을 때 국내증시는 하락을 마감하고 상승세로 전환했다는 사실을 들어 강력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하는 달러화에 대한 투자수요를 줄이면서 원화가치 안정과 함께 국내 금융시장의 동요를 진정시키는 역할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또 이번 금리인하를 계기로 국내 주식시장은 ‘1월 효과’와 더불어 단기 유동성장세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은행·증권주 등 금융주가 상승세를 이끄는 주도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의 전격적인 금리인하는 미국의 경기위축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간접적으로 나타낸 결과로 긍정적으로만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 왜 긍정적인가=최근 미국 달러화가 세계 주요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였던 배경은 미국 경제의 장기호황과 고금리 정책이라는 분석이다. 그 동안 고금리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수단인 미국 국채수요가 늘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금리인하 조치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투자수요를 위축시킬 것이고 이와 함께 달러화 강세 분위기도 상당부분 진정될 전망이다.

이 경우 원·달러환율 상승세가 진정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안정감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달러에 대한 투기수요가 진정되면서 달러예금으로 묶여있던 자금이 시중에 풀리게 돼 자금의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식시장에도 호재=미국의 금리인하는 미국시장의 상승세를 이끌 것이며 이는 미국증시에 연동성이 큰 국내 증시에 대단한 호재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가 약세로 기울 경우 외국인들이 주식매수를 재개하면서 국내 증시의 수급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없지 않다.

4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과거 미 연준리가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지난 98년 9월29일, 같은 해 10월15일과 11월17일이며 연방기금 금리 기준으로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렸다.

지난 98년 9월29일 금리인하 때 인하 당일부터 10일간 종합주가지수는 10.82% 올랐으며 대세상승 국면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됐다. 10월15일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이후 10일간 1.2% 상승했다.

또 11월17일 금리인하 당시 종합주가지수는 금리인하 발표일부터 10일 동안 7.36% 상승하면서 미 금리인하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다.

미국 금리인하로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일 경우 주도주는 금리인하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되는 증권·은행주 등 금융주가 될 것이라고 증권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한정태 대신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금리인하기에는 금융주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도 구조조정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은 은행주와 증권주의 주도주 부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미 금리인하의 속배경에 우려=미국이 전격적으로 큰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한 것은 미국 경제가 심상치 않음을 반영한 결정이라며 결코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금리인하로 세계증시가 폭등했음에도 미 경제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하다며 과거 경험만 보고 증시의 향방을 예단하기는 힘들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갑작스런 금리인하는 역으로 보면 미국경제가 그만큼 긴박하다는 것이다. 금리인하가 경제회복으로 연결되지 않을 경우 궁극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없다는 우려감도 나오고 있다.


오는 30∼31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로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연준리의 시사는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 kssong@fnnews.com 송계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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